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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우울', 진정한 나를 찾는 계기?

입력
2020.08.11 10:39
수정
2020.08.1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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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우울 불안 짜증을 겪는 사람이 많아졌다.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까지의 사회적 관계가 모두 깨진 탓이다.

일례로 피부 접촉을 통해 서로의 친근감을 확인했던 악수는 주먹을 부딪치는 ‘주먹 악수’로 바뀌었다. 회사에서는 재택근무와 비대면 회의가 증가했고, 학교에서도 원격강의 비중이 커졌다. 이전까지 당연히 직접 만나서 했던 많은 일들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을 활용하는 소위 ‘언택트(untact)’ 활동으로 옮겨간 것이다. 이렇듯 코로나19 사태는 새로운 사회 질서와 표준을 만들어내고 있다.

과거를 기준으로 현재나 미래를 판단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변화를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먼저 요즘처럼 비대면 접촉이 늘고 있는 와중에는 우울감이나 슬픔,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인간이 변화에 적응하려면 신체적 혹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증상들로 힘들다면 언택트 방식을 활용해 친구나 동료,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좋다. 또한 TV나 유튜브, 넷플릭스 등 미디어를 오랜 시간 접하며 무의식적으로 간식을 곁들이고 있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생활 반경이 줄어들수록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적절한 식이조절 등을 지켜야 신체ㆍ정신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취미를 하나쯤 만드는 것도 이번이 좋은 기회다. 사람은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적절히 배분해야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취미활동은 휴식을 즐기며 코로나 우울을 이겨낼 수 있는 해법이다.

특히 뜻밖에 주어진 시간 동안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것도 적극 권장한다. 직장과 사회생활을 동시에 해내는 현대인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기회를 잃어왔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거창한 물음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삶을 소소하게라도 구상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그 중심을 튼튼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삶의 방식에 대해 두려움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펼쳐지든 잘 적응하고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응시하며 고민해야 한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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