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재무장관 "내년 말까지 미국 기업들과?
같은 방식으로 회계처리 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 공언
트럼프는 "1단계 무역 합의 의미 없다" 발언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10일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자국의 회계기준을 따르지 않는 외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할 방침이다. 명목상으로는 ‘외국 기업’ 전체를 지칭한 것이지만 미국 측이 지난 2013년 중국과 맺은 회계 협정 파기를 공언해온 것과 맞물려 결국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그들(중국 기업) 모두는 내년 말까지 (미국 기업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거래소 상장이 폐지될 것”이라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런 권고안을 채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은 이미 지난 주 SEC에 미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과 동일한 회계기준을 따르도록 중국 측과 협의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회계 규정 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고, 6월에는 “미국에 상장한 중국기업 규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금융시장실무그룹(PWG)에 지시하기도 했다.
미국 측은 이미 지난 달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을 용이하게 하는 미중 회계협정을 파기할 뜻을 비추기도 했다.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차관은 지난달 13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해당 협정의 파기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2013년 자국의 기업이 상대방 국가 증시에 상장할 때 해당국의 회계규정 준수 의무를 면제해주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은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규정을 준수하지 않고도 뉴욕 증시에 상장할 수 있게 됐고, 미국 기업 역시 중국 증시 진출이 용이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해 “의미 없다”고 발언해 미중 간 고조된 갈등에 장작을 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무역 합의를 언급하며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른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멋진 합의였지만 전체적인 수입 면에선 별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1월 중국이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 구매를 확대하고 미국은 일부 중국산 물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인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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