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고 학생들 '흑인 분장'에 "인종차별" 설왕설래
靑청원인 "각종 차별행위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해야"
국내 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흑인 분장'을 계기로 인종차별 논란에 불이 붙었다.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해당 사진에 불쾌감을 표했다가 오히려 사과하는 등 한국 사회에 널리 퍼진 인종차별을 드러낸 계기가 됐다며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교육을 공교육 과정에서 더 자세히 다뤄주셨으면 한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개인적으로 해당 학생들이 본인들의 행동이 잘못된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며 "보다 큰 문제는 그들의 학교에서 선생님이든 동료 학생이든 저런 행동이 옳지 못한것이라 가르쳐주고 이끌어줬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은 3일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의정부고 학생들의 졸업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시작됐다. 이 영상은 가나의 장례식장에서 상여꾼들이 춤을 추며 관을 옮기는 것을 본딴 것인데 일종의 '밈(meme)'으로 유명세를 탔다. 학생들은 흑인 상여꾼들을 모방하며 얼굴에 검은 칠을 했다.
오취리는 이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사진을 게시하고 "흑인들 입장에선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고 썼다. 1960년대 미국 인권 운동 영향으로 중단됐고 현재도 인종차별로 금기시되는 '블랙페이스'라는 지적이었다. CNN은 지난해 기사를 통해 블랙페이스가 "노예가 된 아프리카인들을 농담 대상으로 만들고 흑인 비하적 고정관념을 조장했다"며 모욕 행위라고 짚었다.
청와대 청원인 역시 "다른 인종이 검은색 화장품을 피부에 바르고 누가 봐도 흑인을 흉내냈다는 생각이 들게끔 행동하는 것은 '블랙페이스'라는 대명사로 정리되는 인종차별"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이후 오취리가 방송에서 동양인 비하 행위를 연상케 하는 행동을 했다는 등 과거 행실을 들어 비판에 나섰다. 그는 결국 다음날인 7일 "학생들을 비하하는 의도가 아니었다. 제 의견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선을 넘었다"고 사과해야 했다.
청원인은 이같은 일련의 상황에 "인권, 생명, 정의를 추구하는 현 정부에서 공교육이나 기타 사회적 교육과정에서 짧게라도 각종 인종 차별적인 행위에 대한 교육을 행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에 이 청원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교육 과정에서 인종차별 교육을 제대로 해 다시는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11일 오전 10시30분 기준 4,300여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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