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현장 방문 등 일정 최소화, 조용한 행보
여권에 민심 악화... "가만히 있어도 반사이익"
미래통합당 ‘투톱’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공식 일정이 이달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당 공식 회의와 수해 현장 방문 등 최소한의 일정만 소화하고 있는데, 정부ㆍ여당이 삐끗할 때마다 물 만난 듯 비판에 화력을 집중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여권에 대한 민심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가만히만 있어도’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른바 '가만히 전략'이라 부를 만하다.
김 위원장은 10일 태풍 피해가 심각한 전남 구례군을 긴급 방문했다. 당초 공지된 이날 일정에는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비상대책위원회의만 참석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김 위원장이 오전에 일정을 바꿨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에도 예정에 없던 한강홍수통제소 방문 일정을 추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7월 임시국회를 마무리한 뒤부터는 회의와 긴급 현장 방문을 제외한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호우 피해 현장을 찾아 점검하고 수재민을 위로하는 데만 집중하는 게 최근 지도부의 기류인 셈이다.
통합당은 이벤트성 일정도 미루고 있다. 원래 이달 21일을 전후로 새 당명과 당 상징색 등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달 말로 늦추기로 했다. 이와 맞물려 당사 여의도 이전 시기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안팎에선 이 같은 지도부의 조용한 행보를 ‘전략’으로 본다. 민생이 어려운 시기인 만큼, 보여주기식 일정보다는 현장에서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펴는 게 낫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와 여당 지지율이 주춤한 만큼, 의도적으로 ‘가마니 전략’을 쓰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이달 3∼7일 전국 성인 2,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3.2%포인트 내린 35.1%를 기록한 반면 통합당 지지도는 2.9%포인트 오른 34.6%로 집계됐다.
통합당 지도부는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며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지지율이 오르는 데 도취돼 적극 공세를 펴면 불필요한 실책이 나올 수 있고, 상대 진영의 지지층 결집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며 “여권에서 잡음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가만히 있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했다.
※상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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