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또 사고...안전불감 비판 높아져
원자력발전용 핵연료를 제조하는 한전원자력연료의 공장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원자력안전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유독가스에 노출된 근로자 2명은 방사선에 피폭됐는지 검사를 받고 있다. 다행히 방사능 외부 누출은 없었지만, 한전원자력연료는 2018년 폭발사고를 일으킨 지 불과 2년여 만에 누출사고를 내면서 안전불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오전 9시 57분 대전 유성구 한전원자력연료 제2공장 기화실 내부로 육불화우라늄(UF6) 가스가 누출됐음을 확인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조사단을 현장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원안위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근로자 1명은 UF6 누출에 따른 부산물로 생긴 유독가스(불산) 때문에 피부에 화상을 입어 대전 지역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후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방사선 피폭선량을 측정하고 있다. 사고 발생을 인지하고 현장으로 갔던 또 다른 근로자 1명은 가스를 일부 들이마신 것으로 추정돼 역시 피폭선량을 검사 중이다.
UF6는 채광된 우라늄을 농축하기 적합하게 만든 고체물질이다. 이를 가열해 기체로 바꾼 뒤 물과 반응시켜 만든 가루 형태의 이산화우라늄(UO2)이 핵연료다. UO2를 단단한 원기둥 형태(펠렛)로 만들어 핵연료봉에 넣은 다음, 핵연료봉 여러 개를 묶어 원자로에 넣고 발전소를 가동하는 것이다.
이날 사고가 난 곳은 UF6의 기화공정 설비로, 일부 밸브에서 기체로 바뀐 UF6가 새어 나왔다. 원안위에 따르면 누출된 가스 양은 한국원자력연료 추산 약 200g이다. 원안위 측은 “방사능이 공장 외부로 새어 나가진 않은 것으로 확인했고, 앞으로 밸브 누출의 원인과 부상자 건강상태 등을 꼼꼼히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F6는 여러 종류의 방사선 중 주로 알파선을 낸다. 알파선은 투과력이 약해 피부를 통과하지 못하지만, 다량 흡입했을 경우엔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UF6 기체가 공기 중으로 나오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유독가스인 불산이 생성될 수 있다.
한전원자력연료에선 2018년 5월 폭발사고도 있었다. 당시 설비 증설을 위해 용접실에서 배관을 절단하다 튄 불꽃이 배관 내 먼지 등에 옮겨 붙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현장이 방사성물질을 다루는 곳이 아니어서 방사능 누출은 없었으나, 폭발 때문에 근로자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원자력발전 연료를 다루는 업체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지역주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인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도 방사성물질이 누출되고 방사성폐기물이 무단 반출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원안위 측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철저히 검토해 핵연료주기시설 안전성을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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