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선적 일본 화물선 좌초 후 기름 유출
산호초, 맹그로브 숲 등 해양 생태계 막대한 피해
지난달 25일 중국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브라질로 가던 파나마 선적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호'가 모리셔스 남동부 그랑포트 부근 해안에 좌초되면서 파손된 연료탱크에서 6일부터 기름이 흘러나오고 있다.
300m 길이의 대형 화물선인 사고선박에는 5개의 연료탱크에 약 3천 800t의 중유가 실려 있었고 파손된 탱크에는 약 1180t의 기름이 실려 있었다.
때묻지 않은 산호초 , 맹그로브 숲,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 보호되고 있는 '블루 베이 해양 공원 보호구역에 기름이 스며들자 모리셔스 당국은 전례없는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보호복을 입은 자원봉사자들과 주민들이 기름 제거 작업에 나섰고 사탕수수 잎을 자루에 채워 임시 방벽으로 활용하는 등 필사적으로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전문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모리셔스 당국은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오염 통제 장비를 실은 수송기를 보냈으며 일본도 전문가팀을 긴급 파견했지만, 사고를 수습하기엔 이미 늦은 것으로 보인다. 해양 전문가들은 배가 둘로 갈라질 가능성을 제기하며 배가 두 동강 나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던 모리셔스는 마다가르카르 섬에서 동쪽으로 약 850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섬이다. '톰 소여의 모험'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1897년 발표한 여행서 '적도를 따라서'에서 '신은 모리셔스를 먼저 만들고 천국을 나중에 만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극찬한 '인도양의 보석' 이다.
전 세계 여행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끝나면 가봐야 할 휴양지로 꼽은 모리셔스는 2018년부터 2년 연속 아프리카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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