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 여행장려 정책에 불신
불안 해소ㆍ국민 설득 위한 회견도 회피
응답자 78% "아베 총리 지도력 발휘 못해"
일본의 민심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으로부터 급속히 멀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과정에서의 혼란스러운 대응이 주된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내각에 대한 비판여론은 2012년 12월 아베 2차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높았고, 아베 총리는 차기 총리 적합도에서 4위로 밀려났다.
요미우리신문이 7∼9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차기 총리 적합도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24%의 지지로 지난달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장관은 16%,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장관은 13%로 뒤를 이었다. 아베 총리는 12%로 4위에 그쳤다. 지난달 조사에서 15%로 고이즈미 장관과 공동 2위였으나 두 계단 밀려났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와중에 정부가 여행 장려 정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 을 실시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 민심 이반을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78%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85%는 '고 투 트래블 정책 실시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내각 지지율도 하락세였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지난달보다 2%포인트 상승한 54%로 2차 정권 출범 이후 가장 높았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은 이유로는 '아베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책을 기대할 수 없다'(31%), '총리의 지도력이 없다'(17%) 등 아베 총리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견해가 다수였다. 반면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지난달 대비 2%포인트 하락한 37%였다. 지난 4월 여론조사 이후 5회 연속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을 웃돌았다.
코로나19 재확산 과정에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아베 총리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여당에서도 나왔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9일 위성방송 BS아사히에 출연해 "국민이 불안을 느끼고 총리의 메시지를 듣고 싶어할 때는 제대로 (회견을) 여는 것이 좋다"고 쓴소리를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한 달 반 만에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기존 입장만 되풀이한 뒤 취재진의 추가 질문을 받지 않은 채 15분 만에 회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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