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심각한데도 대규모 야외행사
이웃간 언쟁이 총격 사건으로 번져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주택가에서 주말 새벽 총기 난사가 벌어져 17세 소년이 숨지는 등 최소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이 모인 야외 파티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시 당국의 관리 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0시30분께 워싱턴 동남부 그린웨이 지역 주택가에서 벌어진 야외 음식파티에서 총격이 벌어졌다. 서로 알고 지내는 이웃 주민들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진 뒤 총격으로 이어졌다고 WP는 전했다. 총격범 3명이 각자 다른 위치에서 총을 쐈으며 현장에서 170개의 탄피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17세인 크리스토퍼 브라운이 숨졌고 20명이 다쳤다. 비번인 상태에서 파티에 참석한 경찰관 1명도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네 주민들에 따르면 이 파티는 매년 열리는 행사로 개최를 알리는 전단까지 배포됐다. 사망한 브라운의 친지들은 예년보다 더 참석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워싱턴에서 50명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고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상황에서 지침에 어긋나는 행사가 열린 셈이다. 브라운의 친지는 WP에 "며칠간 파티 홍보가 이뤄졌다"면서 "경찰이 진작에 파티를 못하도록 막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피터 뉴셤 워싱턴 경찰청장은 "경찰관들이 파티 현장에 가봤으나 참석자들을 해산시킬 정도로 경찰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대응 과정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백악관과 의회, 연방정부 청사 등이 밀집해 있는 중심가와는 애너코스티어 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다. 워싱턴에서는 지난달 19일에도 북서부 컬럼비아 하이츠의 번화가에서 총격이 벌어져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 곳 역시 중심가와는 다소 떨어진 지역이다. 올해 들어 워싱턴에서만 총격으로 115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증가한 수치라고 WP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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