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쿠팡 부천 신천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노동자에 대한 첫 산업재해 승인 판정이 나왔다. 사진은 6월 24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된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모습. 연합뉴스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노동자에 대한 첫 산업재해 승인 판정이 나왔다.
9일 쿠팡 부천 신선물류센터 집단감염 피해 직원들로 구성된 '쿠팡발 코로나19 피해노동자모임' 등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6일 해당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A씨의 감염을 업무상 질병으로 보고 산재 승인을 통보했다.
A씨는 지난 달 9일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고, 공단은 4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를 진행했다. A씨는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근무한 5월 12일부터 물류센터가 폐쇄된 같은 달 25일까지 일했고, 다음 날인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건 같은 달 23일로,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 152명(근무자 84명, 접촉자 68명)이 나왔다.
피해노동자모임은 "A씨는 코로나19 잠복기간(추정)에 해당 센터 근무 외에 다른 감염 경로 및 요인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 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천 물류센터는 저온물류센터로 상시 환기가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이고, 환기구나 창문이 존재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400명 넘는 노동자가 같은 시간대에 작업을 했다"며 "비말에 노출되거나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작업 환경이었다"고 강조했다.
피해노동자모임 "질병판정위 심의 절차 길어 고통 커져"
피해노동자모임은 공단의 질병판정위원회 심의 절차에서 상당한 시간이 걸려 산재 피해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피해노동자의 경우 질병 이름이 확실하고 업무 관련성 역시 사업장에서 감염됐다는 점이 분명하다면 심의 절차를 생략하고 신속히 산재를 승인해 피해자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의 경우 가족까지 코로나19가 전염이 됐고, 현재 가족 중 한 분이 아직도 의식 없이 위중한 상태지만, 현행법 상 산재는 원칙적으로 본인에게만 인정되고 있어 가족은 치료비 지원조차 받을 수 없다"며 관계 당국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A씨 외에도 산업재해를 신청한 쿠팡 부천물류센터 집단감염 피해 노동자는 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산재 승인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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