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교회 집단감염, 일부 다단계와 연결?
지역감염 신규 확진 잇따라 30명으로
휴가철과 장마 겹치면서 실내 확산 우려 커져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발생 신규환자 규모는 이틀 연속 30명을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26명이 서울과 경기, 인천에서 발생(9일 기준)했다. 특히 교회 2곳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어난 경기 고양시에서는 환자 일부가 지역 어린이집, 서울의 다단계 업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확산 요소인 '종교시설'과 '다단계'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자칫 대규모 n차 감염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확진자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36명 늘었다.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는 6명으로 45일만에 한 자릿수로 감소했다. 반면 지역사회 일일 발생 신규환자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5일까지 10명 안팎을 기록하다가 최근 소폭 늘어난 추세다. 일일 신규 환자 규모는 이달 들어 20~40명대로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날 정오 기준 경기 고양시에서 '반석교회'와 관련돼 8명이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아 관련 환자가 24명으로 증가했다. 새롭게 확인된 8명은 반석교회와 관련해 전날까지 보육교사와 원장, 원아 2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시립숲속아이 어린이집과 연결돼 있다. 특히 확진 원아의 외할머니 감염이 확인된 이후, 외할머니 접촉자인 자원봉사센터 매니저 A씨가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6일 고양시 도시관리공사 2층에서 열린 매니저 간담회에 참석하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것으로 확인돼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집단발병이 확인된 고양시의 또다른 교회인 기쁨153교회에서도 확진자가 2명 추가로 나타나 누적 확진자가 20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서울시 강남구에 소재한 다단계 판매업체 엘골인바이오와 관련이 있다. 방역당국은 해당 다단계 업체와 관련이 있는 환자들의 발병 시기가 더 빠른 것으로 보고 기쁨153교회와 다단계 업체, 또 기존에 강남지역에서 확인된 다른 환자집단 사이의 관련성을 조사 중이다.
당장 고양시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미 23일까지 관내 종교시설의 소모임과 단체급식을 금지하는 집합제한명령을 내린 상황에서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자 종교활동과 단체모임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대시민 호소문을 9일 오전 발표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호소문에서 “시는 현 단계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중대 고비로 생각하며 9일부터 2주간은 모든 종교활동과 단체모임·식사 등 외부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역당국도 방학과 휴가, 장마가 겹치면서 실내 다중이용시설 사용이 늘고, 결과적으로 바이러스 전파가 발생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앞서 카페 등에서도 음식물을 취식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권고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주간의 신종 코로나 발생 상황은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억제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정부가 파악한 접촉자가 아닌 사람이 확진되는 비율이 줄었고, 최근 2주간의 1일 평균 환자 규모(12.1명) 역시 그 이전 2주간(19.9명)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박 1차장은 종교시설 소모임 제한 조치가 해제된 이후 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한편, 어린이집으로 까지 바이러스가 전파된 상황을 두고 "이 사안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지역사회 2차, 3차 감염으로 가는 것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유형(의 감염)이 아니어서 지난번에 대처했던 방안들을 다시 반복할지, 새로운 규제를 할 것인지 토의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외유입 확진자는 지난 6월 25일(5명)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감소했다. 이날 확인된 6명 가운데 5명은 서울(2명)과 대구(1명) 울산(1명) 경기(1명)에서 격리 중에 확인됐다. 검역에서도 1명이 확인됐다. 국적별로는 한국인(1명)보다 외국인(5명)이 많았다. 국내로 유입된 지역은 중국 이외의 아시아 지역이 5명, 미주지역이 1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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