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부끄러워 낯을 못 들겠다"는 의암댐 참사 후진성

입력
2020.08.08 04:30
19면
0 0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의암댐 하류인 강원 춘천시 남면 서천리 경강교 인근 긴급구조본부를 찾아 소방본부장으로부터 사고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의암댐 하류인 강원 춘천시 남면 서천리 경강교 인근 긴급구조본부를 찾아 소방본부장으로부터 사고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춘천 의암호에서 6일 발생한 수해방지 작업선 3척 동시 전복사고는 어처구니없는 후진국형 참사다. 순식간에 작업자 여덟 명 중 한 명이 사망하고 다섯 명이 실종됐다. 댐 수문이 개방돼 자칫 거센 물살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릴 수밖에 없는 가운데 희생자들이 벌인 작업은 서울광장 넓이의 절반(2,700여㎡)에 가까운 수상 인공수초섬의 유실을 막기 위한 고정작업이었다.

당일 오전 10시께 인공수초섬 유실 상황이 신고되자 춘천시 환경과 직원 한 명이 수초섬 설치업체 관계자와 시청 기간제 노동자 다섯 명 등과 함께 현장으로 나갔다고 한다. 행정선과 업체 고무보트 등에 나눠 타고 강변에 수초섬을 가까스로 결박했으나 결박장치까지 터지는 바람에 유실을 막지 못했다. 사고는 철수 중 선박들이 수면 위에 설치된 철제 수상통제선에 엉키는 바람에 전복되면서 빚어졌다.

사고대응 자체는 당연하다. 다만 잔뜩 부푼 수위와 엄청난 유속을 감수하고 작업이 강행된 게 문제다. 8명이 극한의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수초섬의 크기와 무게, 거센 유속 등을 감안할 때 강변 결박을 통한 유실방지가 가능했었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누가 상황을 총괄했고,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규명돼야 할 이유다.

정세균 총리는 “참 안타깝고 부끄러워 낯을 못 들겠다”고 했다. 더 나은 판단이 있었다면 작업자들이 극도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최근 전국적 집중호우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망ㆍ실종자가 41명이고, 이재민도 1,600명에 이른다. 적잖은 인재가 드러나고 있다. 재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다져야 할 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