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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화법’ 허문회 감독의 아슬아슬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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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화법’ 허문회 감독의 아슬아슬 줄타기

입력
2020.08.07 14:34
수정
2020.08.07 16:37
16면
0 0

비디오판독 이어 노게임 작심 비판...선수단 내부결집 포석

허문회 롯데 감독. 연합뉴스

허문회 롯데 감독.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사령탑 허문회(48) 감독은 초보지만 소신 있게 할 말은 다 한다. 본인이 판단할 때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작심 발언을 쏟아낸다. 표현 방식도 애써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이다.

최근 허 감독은 KBO리그 사무국과 심판진을 향해 아쉬움을 진하게 나타냈다. 그는 6일 인천 SK전에 앞서 “5일 경기를 할 줄 알았는데 (심판진의 노게임 선언) 판단이 이해 안 됐다”며 “잠실 경기는 1시간 기다리다 진행했지만 우리 경기는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인천 롯데-SK전은 롯데가 3-1로 앞선 3회초 1사 1루에서 중단됐다. 비가 쏟아지자 심판진은 오후 7시17분 경기를 중단시켰다. 빗줄기가 약해지면서 방수포를 걷고 경기 재개를 준비했지만 다시 비가 쏟아져 결국 8시3분에 노게임 선언을 했다.

롯데는 지난달 28일 부산 NC전에서 우천으로 인해 1시간30분 가량 기다렸다가 경기를 끝낸 경험이 있어 이날도 재개를 기다렸다. 하지만 46분 만에 들려온 소식은 취소 결정이었다. 허 감독은 “코로나19 때문에 개막이 늦어져 웬만하면 경기를 치르기로 했는데, 일관성이 없다. 우리는 1시간 반도 기다려 본적이 있다. 해명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허 감독의 ‘돌직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7월26일 고척 키움전 비디오 판독 결과를 두고도 쓴소리를 했다. 당시 키움 주자의 아웃, 세이프에 대한 비디오 판독이 제한 시간 3분을 다 쓰고도 원심을 번복하자 허 감독은 “직접 (규정을) 확인해봤을 때 판단이 어려우면 원심으로 간다고 했다.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며 “야구는 흐름 싸움인데, 거기서 끝났다”고 꼬집었다.

허 감독의 작심 발언이 나올 때마다 롯데 구단 관계자들은 좌불안석이다. 현장에서 리그 운영이나 판정에 대한 불만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이처럼 공개적으로 연이어 감정을 표출한 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같은 사안을 두고 바라보는 사령탑과 결정 주체자의 판단 근거나 생각이 다를 수 있어 서로 간의 이해와 존중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쪽이 너무 나가면 서로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

허 감독이 외부에 강하게 맞서는 건 선수단 내부집결을 위한 포석도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베테랑 선발 장원삼이 노게임 선언으로 승리를 놓쳤을 때, 사이드암 선발 서준원이 비디오 판독 번복 이후 무너졌을 때 허 감독은 작심한 듯 입을 열었고 “KBO도 선수가 있어야 존재하는 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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