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번째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이 개막을 앞둔 가운데, 부상으로 호주오픈 참가를 철회했던 앤디 머리(33ㆍ영국)가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합류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라파엘 나달(34ㆍ스페인)을 비롯해 수많은 스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하며 대회 흥행엔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7일(한국시간) 머리를 포함해 이번 US오픈에 와일드카드로 나오는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로써 2012년 US오픈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머리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US오픈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 대회는 오는 31일부터 2주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
한때 테니스 빅3 ‘페ㆍ나ㆍ조(페더러, 나달, 조코비치)’와 함께 톱4로 거론되던 머리는 올해 좀처럼 실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고질적인 고관절 부상으로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에도 불참을 선언하는 등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드물었다. 지난달 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시범경기에 참여하며 7개월여 만에 코트를 밟은 그는 단식 4강전에서 대니얼 애번스(28위ㆍ영국)에게 패하며 탈락했다.
머리가 올해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 출격할 예정이지만, US오픈은 다소 김빠진 대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상금도 5,340만 달러(약 632억 7,000만원)로 지난해에 비해 6.7% 감소했고, 선수들도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에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여자 단식 세계 1위 애슐리 바티(호주) 닉 키리오스(40위ㆍ호주) 등이 먼저 불참을 선언했다. 키리오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건강과 안전에 불안을 느낀다”며 “바티의 결정에 동참한다”고 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디펜딩 챔피언 나달도 불참한다. 그는 지난 5일 자신의 SNS로 이 같은 소식을 알렸다. 그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복잡한 상황”이라며 “이런 결정을 내리고 싶지 않았지만, 우리가 코로나19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4위 로저 페더러(39ㆍ스위스)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선언, 이번 대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톱3 중에 아직 참가 의지를 철회하지 않은 건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33ㆍ세르비아)뿐이다. 앞서 직접 개최한 아드리아 투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조코비치는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2018년 이 대회 우승자인 조코비치는 지난해 8강에서 탈락했지만, 경쟁자들이 줄줄이 불참하며 무리 없이 우승컵을 들 것이란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호주오픈 우승자인 조코비치가 이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올해 메이저대회 2승을 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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