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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1만여명 집단휴진... 의료대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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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1만여명 집단휴진... 의료대란은 없었다

입력
2020.08.07 18:00
수정
2020.08.08 00:20
5면
0 0

전공의 69.1% 연차 내고 동참
의대 정원 확대안 폐지 등 촉구
의협 14일 총파업 예고 '분수령'

7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입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 학생들이 정부의 의사 정원 확대안에 대해 반대하며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입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 학생들이 정부의 의사 정원 확대안에 대해 반대하며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발, 전국 각지에서 1만명 안팎의 전공의들이 집단휴진 하는 등 7일 단체행동을 벌였다. 이들은 정부 방침이 “아무런 기준도 계획도 소통도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의대정원 확대안과 첩약의 건강보험 급여화(보장) 폐기 등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된 전국 1만4,000여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행동과 헌혈 릴레이를 거쳐 오후 2시부터는 야외집회와 거리행진으로 이어졌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전공의 1만3,571명 중 연차를 사용하고 집단휴진에 동참한 이들은 전체의 69.1%에 달하는 9,383명이었다.

여의도에 1만명 집결

정부 파악과 달리 집단휴진을 주도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측은 이날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전공의 1만여명 중 7,000명 이상이 집단휴진에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대로에 집결했고, 전국에서 의대생 3,000여명까지 합세하면서 힘을 과시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들면서 대전협 측이 준비한 페이스가드 3,000개는 집회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동이 났다. 집회 시작 40여분 뒤까지도 전공의들이 속속 몰려들어 일부는 공원에서 집회를 이어가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해 대전협은 집회에 참석하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 QR코드를 찍게 하거나, 신분증 검사, 문진표 작성 등의 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집회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들은 '나는 000 의사가 되고 싶다'는 플랜카드를 들고 흔들었다. '000'에는 '상식적인', '국민을 위한'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날 여의도를 찾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마이크를 잡고 “정부의 불통 오만 독선 독단으로 의대정원이 10년간 4,000명이 늘어난다”며 “그러나 그 근거가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단지 코로나19 정국에서 부족했으니 늘린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김진환 대전협 부회장도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정원 확대는 고통 받는 전공의들만 늘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전국 대학병원 비상

전공의들은 이날 집단적으로 연차를 사용, 의료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정부 방침에 반발했고, 전국 대학병원은 비상이 걸렸다. 대구에서는 전공의들이 대거 연차를 내고 엑스코에서 열린 '2020 젊은 의사 단체 행동, 대구ㆍ경북 전공의ㆍ의대생 의료현안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엔 지역 전공의 800여명 등이 참석했다. 한 전공의는 "이번 코로나 사태 때 불거진 의료공백 등은 의사 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불합리한 의료수가 등으로 특정지역과 분야로 의료인력이 쏠렸기 때문"이라며 "의사가 부족하다면서 왜 그렇게 많은 병원과 의원이 망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부산지역 전공의 900여명도 휴진으로 집단행동에 힘을 보탰다. 특히 부산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전원인 239명이 휴가를 냈고, 울산의 울산대병원에서도 90여명에 달하는 모든 전공의가 업무를 내려놨다. 경남도 도내 대학병원 전공의 388명 가운데 280명 가량이 집단휴진에 동참했다. 대전과 충남 지역 전공의 700여명도 이날 하루 집단휴진했고, 전남에서도 전공의 90여명이 동참했다. 전북에서도 400여 전문의 중 300여명이 휴진에 참여했다. 제주대병원 70명 등 제주지역 전공의 120명도 휴진에 참가했다.

의료 구멍은 없었지만 14일이 문제

전공의들의 집단휴진에 각 병원은 비상대책팀을 구성, 진료공백에 대비하면서 이날 의료공백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실제 많은 대학병원들이 수술과 진료일정을 미리 조정하고, 응급실 등에 전문의들을 배치했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대신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교수들 업무가 다른 때보다 가중되긴 했지만 의료공백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전협의 거리행진은 이날 오후 2시반쯤 여의도 민주당사 앞을 찾는 것으로 종료됐다. 다만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오는 14일로 예정된 의협이 진행하는 총파업에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지 않는 이상, 9월에 2차 파업을 이어가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예고했다.


김진주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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