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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의 '새마을 청년' 덕분에 어르신들의 공로 새삼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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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의 '새마을 청년' 덕분에 어르신들의 공로 새삼 깨달았어요"

입력
2020.08.0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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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진 사회복지사


허은진 사회복지사는 "르완다 봉사 경험 덕분에 노인복지관 어르신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허은진 사회복지사는 "르완다 봉사 경험 덕분에 노인복지관 어르신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원 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허은진 사회복지사는 2017년 코이카 단원으로 르완다 시골지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허은진 사회복지사는 2017년 코이카 단원으로 르완다 시골지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코이카 소속으로 르완다에서 봉사활동을 했어요. 처음엔 의욕적이었는데, 나중에 가서는 이런 활동을 왜 해야 하나 회의감이 들었죠."

허은진(35) 사회복지사는 2017년 사회복지사 일을 잠시 접고 르완다로 떠났다. 사회복지사로 일한 지 7년 만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르완다는 우리나라 60~70년대 시골 풍경이었다. 코이카 단원들과 작은 마을에 파견돼 마을 활성화 시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의욕 넘치는 활동도 잠시 곧 회의가 찾아들었다. 허 사회복지사는 "우리는 뭔가를 주려고 애쓰는데 그 사람들은 큰 의욕이 없어보였다"면서 "결국 무의미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다행히 이런 좌절감을 씻어준 청년을 만났다. 수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에 만난 로리엔(Laurien Benedata)이었다. 내가 '새마을 청년'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친구였다.

그의 몸에는 르완다의 근현대사가 관통한 흔적이 있었다. 그는 팔이 잘려 나가고 없었다. 60여년에 이르는 독일과 벨기에의 식민통치와 그 후유증으로 1994년에 벌어진 유혈사태에서 아버지와 자신의 한쪽 팔을 잃었다. 당시 100일 만에 80만명 이상이 살해당했다.

"사연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늘 밝고 활기찬 친구였거든요."

그는 늘 "한국은 내 제2의 고향"이라고 했고, 르완다에 파견된 자문위원들을 "아빠"라고 부르면서 "한국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고, 르완다를 변화시켜줬다"고 고마워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 르완다 청년이 르완다의 발전을 얼마나 갈망하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그의 열정과 의지가 르완다의 희망이자 미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청년들 덕분에 코이카의 활동이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해요."

허 사회복지사는 르완다에서 돌아온 후 어르신들을 돌보는 금화복지재단의 비원노인복지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노인복지관에서 일하게 된 것이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우리가 르완다만큼 어렵고 힘들 때, 한국의 수많은 로리엔들이 ‘자식들에겐 가난을 물려주지 말자’는 열정으로 열심히 일했잖아요. 그 생각을 하면 한분 한분께 감사한 마음이 들죠."

허 사회복지사는 노인복지관에서 배분되는 물품을 받으면서 연신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 "내가 이걸 받아도 될까" 하시는 어르신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어르신의 젊은 시절, 열심히 살아주셔서 저희들이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받으실 자격 충분히 있습니다. 다 받으셔도 됩니다."

허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이 이 나라를 이만큼 일으켜놓았으니 우리 세대는 복지와 나눔 등 다소 미흡한 부분을 꽉꽉 채우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속한 금화복지재단이 지역 사회에서 더 큰 나눔과 공헌을 실천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진승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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