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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루 앞 어부의 아침

입력
2020.08.10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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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마천루인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일대와 바로 앞 바다에서 조업중인 어선을 다중촬영했다.

부산 해운대 마천루인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일대와 바로 앞 바다에서 조업중인 어선을 다중촬영했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일대를 뒤덮은 건물군은 '한국의 맨해튼'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려한 마천루를 자랑한다. 특히 남구 용호동 이기대공원에서 바라보는 이 일대 풍광이 압권이다. 광안대로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모습은 첨단 미래도시를 연상케 할 정도로 빼어나,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해무까지 자주 생겨 이를 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 늘 해무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해가 없이 짙은 안개와 습한 바람이 불면 해무는 포기해야 한다.

어렵사리 찾았지만 해무를 놓쳤다면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마침 잔잔한 바다 위에서 새벽 작업을 하고 있는 작은 어선 한 척이 눈에 들어왔다. 어부 홀로 전날 설치한 통발을 걷어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부산을 대표하는 마천루 건물과 통발 어선. 두 장면이 겹쳐지는 순간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맴돌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들의 관심사는 온통 부동산 문제로 모이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도 온통 부동산 이야기뿐이다. 말 그대로 부동산 광풍의 시대에 사는 것이다. 하지만 힘든 노동을 묵묵히 이기며 자기 일에 열심인 어부의 모습을 보며 그동안 조급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듯 했다. 옛 선비처럼 청빈낙도의 삶을 살지는 못하지만, 욕심을 조금만 버리면 좀 더 편안한 삶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부산 해운대 마천루인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일대와 바로 앞 바다에서 조업중인 어선을 다중촬영했다.

부산 해운대 마천루인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일대와 바로 앞 바다에서 조업중인 어선을 다중촬영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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