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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막힌 길 뚫는다' 이인영의 폭풍 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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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막힌 길 뚫는다' 이인영의 폭풍 결재

입력
2020.08.06 2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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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 모자보건사업에 1,000만달러 지원?
민간단체 대북지원 등 작은 결재도 활성화
외교부와 한미워킹그룹 개선 논의도 속도


이인영(왼쪽) 통일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대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이인영(왼쪽) 통일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대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말보다 행동으로 전달하겠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각종 대북지원 사업을 속전속결로 승인하고 있다.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지원으로 남북협력 재개를 모색하고, 민간단체의 대북사업 아이디어도 적극 검토 중이다.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셈이다.

WFP에 1,000만 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

정부는 6일 제31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고 남북협력기금으로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영유아ㆍ여성 지원사업에 1,000만달러(118억원)를 지원하는 안을 심의ㆍ의결했다. 본래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6월 초 의결을 추진했으나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돼 무기한 보류됐던 사안이다.

그러나 이 장관은 취임 후 열흘 만에 의결을 추진했다. 남북 간 인도적 협력은 정치ㆍ군사 상황과 무관하게 이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보낸 것이다. 이 장관은 이날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진정성을 북한에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말로도 전할 수 있지만 행동으로 하는 것이 크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지원은 북측의 사정을 고려한 방식이기도 하다. 정부는 WFP가 현재 북측과 협의해 진행 중인 사업 기금에 일정 금액을 공여하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섰다. 스위스ㆍ스웨덴ㆍ노르웨이ㆍ러시아 등도 WFP 사업에 지원금을 낼 예정이다. 최근 들어 북한은 남측의 독자 지원 제의는 모두 거부하고 있는데 국제사회와 함께 지원하면 남북 모두 부담을 덜 수 있다. WFP의 물자는 이르면 올해 말 북측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왼쪽 세 번째) 통일부 장관이 지난 3일 사회문화분야 정책고객과 면담을 하고 있다. 이번 면담은 사회문화 분야 남북 교류협력과 관련하여 민간단체들로부터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통일부 제공

이인영(왼쪽 세 번째) 통일부 장관이 지난 3일 사회문화분야 정책고객과 면담을 하고 있다. 이번 면담은 사회문화 분야 남북 교류협력과 관련하여 민간단체들로부터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정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통일부 제공


작은 결재 활성화에 대북단체들 기대 솔솔

이 장관은 취임 후 인도적 협력과 교역부터 재개하기 위한 '작은 결재'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남북경제협력연구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물품인 유전자증폭(PCR) 장비 등을 북측에 반출하는 것을 승인했다. 중국 회사의 중개로 북한 술과 남한 설탕을 물물교환하는 방식 등의 민간 대북단체 사업 아이디어들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 민간 대북단체 대표는 "통일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신속한 추진력에 반색했다.

향후 정부가 추진할 남북 인도적 협력사업 1순위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심 현안인 평양종합병원 장비 지원을 포함한 남북 방역협력이 거론된다. 미국도 감염병 대응과 같은 인도적 협력 지원에 대해선 열린 자세라고 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민간단체의 여러 아이디어를 청취하고 있다"며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은 중단이 없도록 지원해 남북대화의 길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 걸림돌로 지목 받았던 한미워킹그룹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장관은 전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남북 인도적 사업은 독자 추진하는 등 워킹그룹의 전략적 운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워킹그룹 운영을 놓고 외교부와 통일부 간 이견이 노출됐던 만큼 이 장관 취임 직후 성사된 만남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4선 의원이자 여당 원내대표였던 '실세 장관'의 파워를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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