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토론토)이 6일 미국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애틀랜타=AP 연합뉴스
부진 탈출이 간절했던 류현진(33ㆍ토론토)이 꺼낸 비장의 무기는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져 애틀랜타 막강 타선을 1피안타로 막고 2-1 승리에 앞장섰다. 개막 3경기, 1패 끝에 올린 첫 승이다. 빅리그 개인 통산 55승(34패)째로 김병현(54승 60패 86세이브)을 밀어내고 역대 코리안 빅리거 다승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도 종전 8.00에서 5.14로 끌어내렸다.
류현진은 1회 2사 후 마르셀 오수나를 시속 129㎞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걸치며 떨어지는 공에 오수나는 속수무책 당하고 말았다. 경기 개시와 함께 점검한 체인지업이 통하자 이날의 ‘승부구로 정했다. 류현진은 총 84구 중 체인지업을 32개나 던졌다. 야구 분석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앞선 두 경기 체인지업 구사율 28.9%보다 9.2%나 높은 수치다. 특히 탈삼진 8개 중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날카로운 체인지업으로 잡은 6개의 삼진 장면은 백미였다. 애틀랜타는 왼손 투수 류현진을 겨냥해 우타자 8명을 배치했지만 되살아난 체인지업의 위력 앞에 속절없이 헛방망이만 휘둘러야 했다.
류현진도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보다 체인지업, 직구, 컷 패스트볼(커터) 등이 좋아졌다"고 호투의 비결을 들었다.
다만 이날도 볼넷 3개를 내 주는 등 3경기에서 7개의 볼넷을 허용한 제구력은 아직 정상 궤도와 거리가 멀다. 직구 평균 구속도 145㎞(90마일)로, 7월 31일 워싱턴전의 142㎞(88.4마일)보다 3㎞ 정도 올랐지만 개인 평균 최고 구속인 146.5㎞(91마일)에는 미치지 못했다. 류현진은 "구속도 지난 등판보다는 올랐지만, 예년 수준만큼 좋아져야 한다"며 "볼넷을 많이 허용하고 있는데, 그것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작년 구속까지는 올려야 한다"며 "구속은 점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힘이 붙는 것 같다. 잘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토는 지난 겨울 류현진을 4년 8,000만 달러의 거액에 영입했다.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 부진했을 때도 말을 아끼며 신뢰를 보냈던 구단, 코칭스태프도 이날 비로소 기쁨을 표출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오늘 류현진의 투구는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이라며 "구속을 조절해 타자의 균형을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토론토 구단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한글로 '블루제이스에서의 첫 승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류현진이 공식적으로 (토론토에)도착했다"고 표현했고, 캐나다의 '오타와 선'은 "에이스 류현진이 동남부에서 호투했다"는 제목으로 서부에서 동부로 옮겨서도 정상급 피칭을 이어간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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