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4 부동산 공급대책’이 적잖은 반발과 저항을 사고 있다. 서울시는 4일 정부 발표 후 3시간 만에 이번 공급대책의 핵심인 공공참여형 도심 아파트 재건축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파장과 혼선을 불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종천 과천시장과 서울 마포구가 지역구인 정청래 의원 등 일부 지자체장과 정치인들도 제각각 ‘내 지역 거주여건을 악화시키는 방식의 주택 개발에 반대한다’는 식의 반발을 노골화했다.
지자체와 정치권뿐만 아니다. 서울 도심 ‘고밀 재건축’은 LH 등 공공 참여시 용적률을 500%까지 늘리고 50층까지 허용하는 등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공공임대ㆍ분양이나 개발 차익의 90%를 환수하겠다는 방침에 대한 반발이 만만찮다. 당장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 등에서는 가구수만 늘려 공공임대 등으로 가겠다면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냉소적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고밀 재건축’은 이번 대책에서 추가 공급키로 한 서울 아파트 13만2,000가구중 7만가구를 차지하는 핵심 방안이다. 고밀 재건축이 겉돌면 대책의 실효성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5일 당정청과 추가 협의 후 당초 반대를 접고 “향후 시범 단지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일부 지자체장과 정치인들의 반발 역시 유권자를 의식한 ‘정치적 제스처’ 수준인 만큼, 당정이 조정력을 발휘해 풀면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시장이다. 고밀 재건축 관련 공공임대ㆍ분양이나 개발차익 환수 방침 등은 민간 재건축조합의 참여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여지가 크다. 대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해와 참여를 유도할 방안을 강구해 일이 제대로 돌아가게끔 누군가 나서야 한다. 이번 대책은 당이 주도한 만큼, 관료들로서는 사태가 꼬이는 걸 방관할 우려도 적지 않다. 그들이 치열한 현장 행정에 나서 대책이 순항할 수 있게 독려할 책임이 청와대와 여당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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