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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맹주' 사우디, 中 지원으로 핵무기 개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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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맹주' 사우디, 中 지원으로 핵무기 개발하나

입력
2020.08.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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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협력 우라늄염 추출 시설 건설
미국 등 우방국들, 핵무기 개발 우려"
중동 정세 요동ㆍ美中갈등 심화할 듯

지난해 2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의 인도 방문 모습. EPA 연합뉴스

지난해 2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의 인도 방문 모습. EPA 연합뉴스


중동지역이 미중 갈등의 또 다른 충돌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중국의 지원 아래 우라늄염 추출 시설을 건설함으로써 핵무기 개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자칫 핵무기 도미노로 중동 정세가 요동칠 수 있는데다 중국의 현지 영향력 확대로 미중이 정면충돌할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사우디가 우라늄 광석에서 우라늄염을 추출할 수 있는 시설을 북서부 사막지대의 소도시 알 울라 부근에 건설했다"고 서방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2곳의 중국 기관이 해당 시설 건설에 도움을 줬으며, 미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은 사우디가 핵무기 개발에 나선 것 아니냐며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우라늄염 추출 시설 건설에 대해 '석유 시대' 이후를 대비한 경제다각화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지금까지 사우디는 공식적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우라늄 농축시설을 갖고 있지는 않다.

사우디는 그러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2018년 공개적으로 핵무기 개발 의사를 내비치는 등 핵보유국 의지를 숨기지 않아 왔다. 사우디 정부는 이날도 원자력발전소 인수 의사를 밝혔다. 실제 사우디는 2017년 중국과 우라늄 탐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현재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시설 사찰을 거부하고 있다. 제임스 마틴 핵비확산연구센터의 이언 스튜어트는 우라늄염 추출 시설에 대해 "사우디가 독자적인 우라늄 농축프로그램 확보를 위해 한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우디가 핵무기 개발을 본격화할 경우 이스라엘과 이란 등을 중심으로 핵 도미노 경쟁이 가속화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가세하는 강대국 간 패권 경쟁까지 본격화할 경우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지역 정세는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이 점에서 미국은 사우디의 핵무기 개발 자체보다 중국의 개입에 훨씬 민감해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 입장에선 중동 정세 전반을 의식하느라 포괄적인 핵기술 이전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미국보다 별다른 통제 없이 지원해줄 중국을 선호할 이유가 충분하다. 이는 중국이 지역 맹주인 사우디를 발판삼아 영향력을 극대화할 계기가 될 수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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