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은 5일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를 재판에 넘기면서 "나머지 관련자들 및 관련 고발사건은 계속 수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기자를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끝내지 않고, 이 사건을 계속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한동훈(47) 검사장을 추가로 수사할 지 여부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의 협박성 취재에 공모했다고 할 만한 물적 증거나 진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해, 이 전 기자 공소장에 한 검사장 공모 부분을 적시하지는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한 검사장을 피의자로 입건했지만, 6월 압수한 한 검사장 휴대폰 비밀번호를 풀지 못하면서 포렌식을 진행하지 못했다. 최근 검찰 간부간 초유의 몸싸움으로 비화됐던 '유심칩 압수수색'도 소득 없이 끝났다. 한 검사장에 대한 소환조사 역시 조서 열람을 마치지 못해 마무리되지 않았다. 구속된 이 전 기자를 상대로 한 검사장 관여 부분을 추궁했으나 "공모가 없었다"는 진술밖에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사팀이 이대로 수사를 끝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수사팀 입장에서 보면 한 검사장과의 공모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전 기자가 후배 기자와 통화하면서 "한 검사장이 자기를 팔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녹취록이 대표적이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사이에 실제 이런 대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한 다음, 한 검사장 부분을 결론 내릴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언급한 '추가 수사 대상'에 검언유착과 동전의 양면인 '권언유착' 의혹 사건이 포함될 지도 지켜 볼 부분이다. MBC에 이 사건을 제보한 지모(55)씨, 의혹을 보도한 MBC,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이다. 지씨가 함정을 파 이 전 기자의 취재를 유도하고, 언론과 여권 인사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을 퍼뜨리며 유착했다는 것이 권언유착 의혹의 핵심이다. 수사팀과 마찰을 빚은 대검찰청 실무진들 역시 이번 사건이 함정취재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양쪽에 대해 균형감 있게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추가 수사로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수차례 압수수색과 이 전 기자 구속에도 한 검사장 공모 정황을 확보하지 못해 '검언유착'이란 말이 성립하지 않는 상황이 된 데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특성상 갑자기 이 사건을 '권언유착'으로 보아 수사의 화살을 돌릴 가능성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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