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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 마셔도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4년 새 2.5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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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안 마셔도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4년 새 2.5배 증가

입력
2020.08.05 10:54
수정
2020.08.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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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많이 발생

과식이나 운동 부족 등의 영향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과식이나 운동 부족 등의 영향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4년 새 2.5배나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9년 3만1,283명인데 반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9만9,616명이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2015년 2만8,368명에서 4년 만에 250%나 늘었다.

지방간은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넘을 때를 말한다. 술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술과 상관없이 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대사질환에 관련돼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과 과도한 영양 섭취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방치하면 간경변, 간암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과식이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내장지방 등이 우리 몸에 인슐린 저항성을 불러오고,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대사 상태가 간에 영향을 미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긴다”고 했다. 실제로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앓는 환자 중 상당수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앓고 있다.

김형준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ㆍ비만 등이 주원인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비만하지 않은 사람도 지방간인 경우가 많다”며 “복부지방 즉 내장지방이 지방간의 더 큰 원인”이라고 했다.

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가끔 가벼운 복부 통증이 오는 환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잦은 피로감을 호소한다.

염증을 동반하지 않는 단순 지방간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방간을 방치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간 섬유화다. 간 조직의 손상과 재생을 반복하면서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간경변증으로 악화한다.

간경변은 간세포가 파괴되고 정상조직이 사라지면서 간 기능이 상실되는 만성질환으로 간암을 일으키는 주원인이다. 신 교수는 “간 섬유화가 진행되면 정상조직으로 되돌릴 방법은 없다”고 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간 자체를 치료하기보다는 이상지질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의 원인 질병 치료를 통해 지방간 증상을 개선해야 한다.

이밖에 인슐린 저항성을 호전시키는 황산화제나 간세포 보호제 등을 투여할 수 있다. 특히 체중감량 자체가 인슐린 감수성을 좋아지게 하므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체중감량과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고도 비만이라면 식사와 운동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워 비만대사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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