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무라 지사 "확진자 41명에 실험…양성 확률 낮아져"
학계 "근거 없어"…약국·드럭 스토어에선 이미 품귀현상
일본 지방자치단체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예방하는데 구강청결제로 가글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가 5일 뭇매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로부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소매점에서는 구강청결제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일본 오사카부(大阪府) 지사는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 시장과 함께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포비돈 요오드가 함유된 구강청결제로 가글을 하도록 했더니, 이를 사용하지 않은 확진자에 비해 타액을 이용한 유전자증폭(PCR) 진단검사에서 음성 전환 비율이 높았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요시무라 지사는 "거짓말 같은 진짜 이야기"라며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구강청결제를 사용해 가글을 하면 코로나19 양성 확률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약사법상 효능을 말할 수는 없으나,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을 수 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오사카부와 시, 오사카하비키의료센터는 코로나19 격리시설에서 경증 환자 41명에게 하루 4회 포비돈 요오드를 함유한 구강청결제로 양치를 하도록 했다. 매일 타액을 채취해 PCR 검사를 한 결과, 양성이 나올 확률이 대조군은 첫날 68.8%에서 4일째 40%로 나타났지만, 실험군은 첫날 56%에서 9.5%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한다.
다만 오사카하비키의료센터의 마쓰야마 아키후미(松山晃文) 교수는 "효과는 입안과 목구멍의 살균에 그칠 것으로 보이고 중증화나 타인에게의 전염을 막는 효과는 실증되지 않았다. 이미 체내에 들어간 바이러스에도 효과는 미치지 않는다"며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언론·학계 "근거 없는데 지자체가 권장" 책임론 제기
요시무라 지사는 특히 △발열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자와 그 동거 가족 △접대를 수반하는 음식점 종업원 △의료 종사자 및 간병인 등에게 포비돈 요오드를 함유한 구강청결제 사용을 호소했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효능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라는 요청이 나오자 그는 "성과는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말했다. 마쓰이 시장 역시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잠자코 있으라는 것이냐"고 거들었다. 다만 회견을 마친 후 부 관계자는 현지 언론에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요시무라 지사의 회견 이후 약국과 드럭 스토어 등에선 그가 언급한 특정 브랜드 위주로 구강청결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으며, 이에 언론 및 학계에서는 지자체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다마가와 토오루(玉川徹) 아사히신문·TV 해설위원은 "효과 가능성이 없진 않을 수 있지만 우선 샘플 수인 41명은 너무 적고, 논문 심사도 거치지 않은 결과에 대해 행정기관이 권장했다는 게 의문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역학 분야 전문가인 카와무라 타카시(川村孝) 교토대 명예교수는 "타액의 바이러스를 줄이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감염의 구조는 복잡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중위생 전문가인 타카토리케 토시오(高鳥毛敏雄) 간사이대 교수 또한 "이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것은 해가 될 수 있다"며 "임산부나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람의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고, 입안이나 위장에는 유익균도 있어 균형을 깨뜨리면서 독이 될 우려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반향과 관련해 요시무라 지사는 기자회견 당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또 요시무라 지사가 이상한 말을 꺼냈다고 온라인에서 큰 비판이 있지만 상관없다"며 "마츠야마 선생님의 연구성과를 믿어주지 않아도 관계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사카의 사회경제에 타격을 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이 되고 있는 코로나19로부터 어떻게든 부민을 지킬 수 있도록 향후에도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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