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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코로나19 통계는 모를 일"... 조작 음모 제기

입력
2020.08.05 01:3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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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터뷰서 韓 신뢰성에 의문
구체적 근거ㆍ설명 없이 의혹만
WP "한국 통계 조작 가능성 암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계를 걸고 넘어졌다. 미국의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애써 회피하기 위해 “한국 통계는 믿을 수 없다”는 식의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밤 방송된 다큐멘터리 뉴스 ‘악시오스 온 HBO’ 인터뷰에서 조너선 스완 기자와 설전을 벌이던 도중 뜬금 없이 한국의 코로나19 통계를 들먹였다.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진행됐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그는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 대신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 통계가 적힌 메모지를 들고 나와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아직 괜찮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자 스완 기자는 “나는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을 말하고 있다”며 “이 수치는 정말로 나쁘다. 한국, 독일 등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두 사람 사이에 옥신각신 대화가 오갔고, 트럼프가 거듭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 통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맞서자 스완 기자는 “한국을 봐라. 인구 5,100만명에 사망자는 300명이다. 대단하다”고 응수했다.

문제의 발언은 그 다음에 나왔다. 트럼프는 대뜸 “그것은 모를 일이다. 그것은 모를 일이다”라고 반복해 말했다. 이에 스완 기자가 “그러면 한국이 통계를 조작했다는 뜻이냐”라고 질문을 던지자 그는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나는 그 나라(한국)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그러면서 재차 “그것은 모를 일이다. 그리고 그들(한국)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아무런 설명이나 근거 없이 한국의 사망자 통계가 축소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은연 중 내비친 것이다.

WP는 트럼프가 한국의 통계 조작 가능성을 암시했다고 해석했다. 신문은 “물론 (트럼프의 발언은) 난센스다. 한국의 확진ㆍ사망이 적은 것은 신속하고 빠른 검사를 실시해 봄에 바이러스를 봉쇄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전문가나 국제기구, 미 당국으로부터 한국의 수치가 부정확하다는 어떤 문제도 제기되지 않았다”고 트럼프를 비판했다.

트럼프의 이날 언급은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정부의 부실 대응에 따른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한국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WP는 “대통령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얼마나 나쁜지 이해는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그의 잘못된 현실 인식을 꼬집었다.

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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