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10시30분 기준 피해 현황
나흘째 이어진 폭우로 인명ㆍ재산 피해 커져
서울 광진구 '육갑문' 9년 만에 폐문
이재민은 1,000명을 넘어섰고, 농경지 6,525ha가 물에 잠겼다.
수도권과 중부지방 등에 나흘째 이어진 폭우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커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4일 오후 10시30분 기준 집중 호우로 인해 15명(서울1ㆍ경기8ㆍ충북5ㆍ충남1)이 숨졌다. 경기도 평택 공장과 경기 가평 펜션에 폭우로 주변 산에서 쓸려내려 온 토사에 덮쳐 6명이 사망했고, 지난 3일 충남 아산시에서 맨홀 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50대 박모씨는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 폭우로 실종된 주민이 11명인 것을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부상자는 7명(경기3ㆍ강원2ㆍ충북2)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쏟아진 비로 전국엔 1,55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북에서 599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에서 413명이 터를 잃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기(연천)에선 지난 1일 자정부터 4일 오후 9시까지 554㎜의 비가 내렸다. 전국에서 강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누적강수량으로, 짧은 시간에 '물폭탄'이 터지면서 이재민이 많아진 것이다. 경기에선 일시 대피 주민도 1,508명에 달했다. 전국에선 2,321명이 인근 체육관과 마을회관으로 임시 대피해 비를 피했다.
재산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시설물 피해는 4,248건으로 조사됐다. 전날보다 1,000여 건 넘게 추가된 수치다. 침수나 토사 유출 등 주택 피해가 1,262건이고 축사 및 창고 702건, 비닐하우스 147건 등이었다. 농경지 피해 면적은 6,525㏊로, 전날보다 약 3,000㏊ 증가했다. 공공시설 붕괴 및 파손 등의 피해는 도로와 교량 916건, 산사태 238건, 하천 197건, 저수지 25건 등으로 파악됐다.
게릴라성 폭우로 도로와 철도 곳곳이 막혔다. 서울ㆍ경기ㆍ충청 등에서 도로 35곳이 통제됐고, 충북선ㆍ중앙선ㆍ태백선ㆍ영동선ㆍ경강선 등 철도 6개의 일부 노선 운행이 중단됐다. 북한산ㆍ태백산ㆍ속리산 등 9개 국립공원 251개 탐방로와 경기ㆍ충북ㆍ경북 지역의 상습침수 지하차도 16곳, 서울ㆍ경기ㆍ강원ㆍ충북지역 둔치주차장 93곳도 출입이 금지됐다.
서울 광진구에선 폭우로 인한 팔당담 방수량 증가로 한강 수위가 오르자 지난 3일 오후 7시30분부터 육갑문 5개소를 모두 닫았다. 육갑문은 한강에 자동차나 사람이 통행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나들목에 설치되어 있는 수문으로, 이 곳이 폐문된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나흘째 쏟아진 폭우로 정부는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가장 높은 3단계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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