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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를건가요?" 직원이 CEO에게 터놓고 묻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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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를건가요?" 직원이 CEO에게 터놓고 묻는 회사

입력
2020.08.04 15:00
수정
2020.08.04 16:33
23면
0 0

강형준 클라우데라 한국지사장 "개방적 기업문화에서 클라우드 탄생"

“나 자를 건가요?”

직원이 최고경영자(CEO)에게 묻는다. 국내 기업이라면 쉽게 던질 수 없는 질문이다. 그런데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기업가치가 4조원에 이르는 스타 기업이 된 미국의 클라우데라에서는 흔한 일이다. 클라우데라는 2015년 한국에도 들어왔으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강형준(사진) 지사장이 국내 지사를 이끌고 있다.

클라우데라는 매달 로버트 비어든 CEO부터 전세계 3,000명 직원이 참여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단체 채팅 회의 ‘올핸즈 미팅’을 하고 있다. 2001년부터 삼성전자, KT 등 대기업을 거쳐 클라우데라에 합류한 강 지사장은 4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클라우데라와 국내 대기업의 가장 큰 차이로 올핸즈 미팅을 꼽았다. 그는 “직원들이 CEO와 모든 것을 터놓고 이야기한다”며 “직원들은 자신의 인사 문제도 묻고 주가가 떨어지면 CEO를 질책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에 드는 발언이나 질문이 나오면 직원들이 좋아요 표시를 우르르 붙인다”며 “만약 그 자리에서 CEO가 답을 하지 못하면 나중에 댓글로라도 답변한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데라는 왜 올핸즈 미팅을 할까. 강 지사장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투명한 의사 결정을 통해 직원들이 회사를 믿을 수 있어야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한다”며 “CEO도 직원들에게 우회적이거나 두루뭉실하게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개방적인 기업 문화에서 클라우드와 빅 데이터가 탄생했다. 2008년 구글, 페이스북, 야후,오라클의 개발자들이 모여서 만든 클라우데라는 클라우드(cloud)와 시대(era)를 뜻하는 단어를 합친 사명에서 알 수 있듯 클라우드와 빅 데이터 시대를 연 기업이다. 인터넷에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저장해 놓고 여러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하는 클라우드는 창업 멤버인 크리스토프 비시글리아가 처음 제안했다.

수 많은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는 빅 데이터 시대는 2009년 이 회사에 합류한 더그 커팅이 ‘하둡’이라는 솔루션을 만들어 누구나 사용하도록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한마디로 클라우데라는 클라우드와 빅 데이터 시대를 시작한 기업이다. 강 지사장은 “클라우데라의 클라우드와 빅 데이터 분석도구를 국민은행, LG유플러스 등 85개국 5,000개 이상 기업이 사용한다”며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클라우데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클라우데라는 클라우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프라이빗 클라우드’ 개념을 제안하면서 ‘클라우데라 데이터 플랫폼(CDP) 프라이빗 클라우드’라는 솔루션을 발표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부서나 팀 등 작은 단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토대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회사 전체 규모로 클라우드 환경을 갖추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든다. 강 지사장은 “CDP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부서마다 쏟아낸 각각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이를 모아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운동장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지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많은 기업들이 비대면 업무 환경을 갖추면서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중요하게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앞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여기 대비해 국내 대기업 계열의 시스템통합(SI) 업체들과 협업을 진행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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