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을 포착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코로나19로 잃어버린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맛보는 건 어떨까. 제17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가 '다시 일상으로-다큐, 내일을 꿈꾸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7일부터 일주일간 열린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극장 상영을 하지 않는 대신 EBS 방송과 다큐멘터리 전용 VOD 서비스인 '디박스'를 통해 선보인다.
류재호 EIDF 집행위원장은 4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과 다양한 장면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희망을 잃지 않고 일상의 소중함과 가치를 보여주고자 한다"면서 영화제 개막을 알렸다.
코로나19로 칸 영화제 등이 연기되는 가운데서도 EIDF는 차질없이 개최된다. TV와 온라인 플랫폼을 이미 갖춘 세계 유일의 영화제인 덕이다. 이번 영화제는 12개 섹션으로 나눠진 30개국 69편의 다큐멘터리를 EBS 1TV 방송을 통해 상영한다. TV 방송 시간을 놓쳤다면 디박스를 통해 일주일간 무료로 다시 볼 수도 있다.
개막작은 패션계 유명인사인 매들린 스튜어트를 다룬 '매들린, 런웨이의 다운증후군 소녀'다.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는 매들린이 슈퍼모델로 우뚝 서기까지 여정을 보여주면서 정체성과 아름다움, 장애에 대한 '일반적 인식'에 의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최신 다큐멘터리 경향을 보여주는 경쟁 부문은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과 아시아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그동안 EIDF가 아시아 작품 제작 지원에 힘써온 만큼 프로그램에도 이를 반영해 아시아 작품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한국 다큐멘터리 파노라마'와 '월드 쇼케이스', '예술하다', '다큐 속 무형유산' 등 세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찾아온다. 특별섹션으로는 각각 교육과 여성 서사, 영화계 거장을 주제로 한 '내일의 교육', '여, 성(聲)', '마스터스' 등이 있다.
특히 올해 EIDF는 '내일의 다큐멘터리'를 위한 산업 플랫폼으로 '인더스트리'를 처음 마련했다. 신진 감독과 프로듀서를 교육하는 2개 아카데미 프로그램과 제작 단계별로 지원하는 3개 피치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과 신진 글로벌 인재 양성에 3억원 규모를 지원하게 된다. 하시내 인더스트리 팀장은 "신인이 아카데미에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피치를 통해 제작 지원을 받은 완성작이 다시 영화제에 들어오는 순환 구조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올해 지원 받은 작품이 내년, 내후년 영화제에 다시 올 작품들로, 이런 지원을 하는 게 영화제와 인더스트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개ㆍ폐막식은 각각 17일과 23일 E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21, 22일 두 차례 경기 고양 일산호수공원에서 야외상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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