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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민의 풋볼인사이드]이제 맨유도 부활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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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민의 풋볼인사이드]이제 맨유도 부활하나요?

입력
2020.08.06 06: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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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1시즌, 맨유가 희망적인 이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사진=AP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사진=AP연합뉴스.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리버풀의 우승이었지만 눈여겨볼 결과가 하나 더 있다. 리그 3위에 오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성적이다. 전 세계 맨유 팬들은 지난 시즌의 꽉 찬 속살에 입맛을 다시고 있다.

2013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 맨유는 내리막길이었다. 26년 동안 한 명이 지켰던 감독 자리에 7년 사이에 다섯 명이나 오갔다.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감독을 두 명이나 데려오고도 화양연화로 돌아가지 못했다. 영국 축구에서 몰락을 경험한 제국은 둘이다. 1967년 맷 버스비 감독의 우승 이후 1993년 퍼거슨 감독이 우승하기까지 맨유는 26년을 기다려야 했다. 다른 예는 바로 지난 시즌 30년 만에 우승한 리버풀이다. 현재 맨유는 두 번째 부활을 위해 도전 중이고, 2019-20시즌은 설득력 있는 기대감을 준다.

리버풀의 ‘마누라(마네-피르미누-살라) 라인’은 팬들의 찬사를 받는다. 지난 시즌에도 3인의 득점 합계는 57골이나 된다. 그런데 맨유의 마커스 래시퍼드(M), 메이슨 그린우드(M), 안소니 마르시알(A)의 'MMA'는 61골로 ‘마누라 라인’보다 4골 많았다. 세 명의 평균 나이가 21.6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이강인과 동갑(2001년생)인 그린우드는 프로 2년 차에 17골 ‘대박’을 쳤다. 30대에 가까워진 ‘마누라 라인’보다 맨유의 ‘MMA’가 미래성 면에서 단연 앞선다. 지난 시즌 32~34라운드에서 맨유가 기록한 3경기 연속 세 골 차 이상 승리가 좋은 사례였다.

두 번째 희망 요소는 중원의 ‘월드클래스’ 2인이다. 지난 1월 영입한 브루누 페르난데스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의 일등공신이다. 이적하자마자 리그 14경기에서 8골 7도움으로 팀의 막판 14연속 무패를 견인했다. 최대 공헌은 포그바 각성 효과였다. 2016년 당시 세계 최고 몸값으로 맨유에 복귀한 포그바는 부상, 동기부여 결핍, 이적설 등으로 시간과 재능을 허비했다. 페르난데스와 만나자 포그바도 이적 후 처음 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18년 월드컵 우승에서 입증되었듯이 포그바의 개인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다음 시즌 조직력을 보탠 ‘월클’ 2인과 MMA의 공격 조합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부활을 향한 결정적 희망은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안착이다. 2018년 12월 대행 부임 때까지만 해도 언론과 팬 모두 솔샤르 감독에 별 기대를 걸지 않았다. 카디프에서 실패했던 전력, 노르웨이 무대의 저평가 탓이었다. 감독으로 돌아온 ‘동안의 암살자’는 부임 직후 5연승을 내달렸다. 맨유 역사상 신임 감독의 5연승 출발은 1946년 매트 버스비 감독 이후 72년 만이다. 대행 19경기에서 14승을 따낸 솔샤르 감독은 당당히 올드트래퍼드의 정식 보스가 되었다.

맨유에 대한 솔샤르 감독의 자긍심도 구단 안팎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취재진이 코로나 휴식기 중 컨디션 관리의 어려움을 묻자 솔샤르 감독은 “세계 최고의 팀에서 뛴다면 스스로 컨디션을 챙겨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못한 선수에게는 당장 문을 열고 ‘다른 팀을 알아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선수단의 영양 섭취 효율을 높이기 위해 클럽하우스의 식사 시간 및 식단까지 바꿨을 정도로 섬세한 면도 갖췄다. 영광의 시절을 소환하는 감독 개인의 존재감도 큰 보너스다.

맨유의 진짜 힘은 자금력이다. 7년째 리그 우승이 없으면서도 맨유는 여전히 영국 최고 부자 구단이다. 2018-19시즌 기준 맨유는 매출 9,975억 원으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세계 3위를 달린다. 올 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경쟁자들의 급여 삭감 조치가 이어질 때 맨유는 꿈쩍도 하지 않았을 정도로 자금 체력이 탄탄하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수입과 경쟁자들의 코로나19 긴축 재정은 맨유에 상대적 경쟁 우위를 가져다줄 공산이 크다. 전통의 라이벌 리버풀이 왕좌에 복귀한 지금, 맨유까지 터져주면 프리미어리그는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홍재민 전 포포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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