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자물가 0.3% 상승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3% 상승하면서 3개월 만에 플러스(+) 물가를 회복했다. 긴 장마로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고 긴급 재난지원금 덕에 축산물 가격도 상승세를 유지하면서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6(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104.56)보다 0.3%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상승한 것은 올해 4월(0.1%) 이후 3개월 만이다. 5월과 6월에는 국제유가 약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각각 0.3% 하락과 0.0% 보합을 기록했다.
마이너스 물가 탈출을 이끈 것은 장마였다. 작황 부진으로 채소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16.3%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2%포인트 끌어올렸다. 양파 가격은 39.9%나 뛰었으며 고구마(37.0%), 배추(35.7%), 상추(35.9%) 등도 상승률이 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7월에는 채소류 작황 호조로 특히 가격이 많이 낮았다"며 "기저효과도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부터 시장에서 쓰이기 시작한 재난지원금 효과도 여전했다. 돼지고기(14.3%), 국산쇠고기(9.8%) 등 축산물 가격이 총 9.5% 올랐다. 다만 축산물 가격 상승에는 재난지원금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집밥'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상승률 0%대 초반의 저물가 행진이 이어지는 것은 '기름값' 탓이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0.2% 하락해 전체 물가를 0.44%포인트 끌어내렸다. 6월에 비해선 3.5% 올랐지만 여전히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도시가스 요금이 인하되면서 해당 물가가 10.4% 떨어졌다.
서비스물가 역시 0.2% 오르는 데 그쳐 물가 상승을 막았다. 고교 무상교육 영향으로 공공서비스물가가 1.9% 떨어지고, 외식 물가가 0.6% 상승에 그친 영향이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0.7% 올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0.4% 상승률을 기록했다. 안 심의관은 "최근 집세와 생화 가격이 오른 점, 화장품 출고가 인상으로 가격이 상승한 점이 골고루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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