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한국일보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이탄희 당시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판사 출신의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대법원 재판을 충실하게 하고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 하겠다며, 대법관 수를 지금의 3배 이상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날 이 의원이 밝힌 법원조직법 개정안에는 △현행법상 14명인 대법관 수를 48명으로 증원하고 △대법원의 심판권은 대법관 전원의 2분의 1 이상으로 구성된 합의체에서 행사하며 △대법관 4명 이상으로 구성된 부(部)에서 먼저 사건을 심리해 의견이 일치된 경우에만 해당 부에서 재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개정안은 대법관 1인이 연평균 4,000건에 달하는 사건을 처리해 깊이 있는 토론이 제한되고, 상당수 사건이 심리불속행(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것)으로 종결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현재 대법관은 총 14명이지만 대법원장과 사법행정업무를 담당하는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2명의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담당한다. 대법관 1명당 인구수는 370만명으로 독일 65만명, 프랑스 58만명, 스페인 55만명에 비해 6~7배 정도 많다.
이 의원은 대법관과 대법관 후보 상당수가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에 법관 출신으로 쏠려 있어 '대법관 다양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2011년 9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대법관 34명 중 50대와 남성이 각각 28명(82.3%), 법관 출신이 26명(76.4%), 서울대 출신이 25명(73.5%)을 차지했다.
이 의원은 "최근 (아동 성착취물 배포범인) 손정우 사례에서 보듯 일부 판결이 국민들의 의식 수준과 세계적 추세에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직업적·사회적 배경이 다양한 대법관들이 많이 배출돼야 법원의 폐쇄성을 깨고 국민 의식을 따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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