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 이틀만에 훼손된 신촌역 차별 반대 광고
시민들 포스트잇 등으로 '응원 메시지' 남기기도
지난달 31일 서울 신촌역에 걸렸던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가 이틀 만에 훼손됐다는 소식에 연대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훼손된 광고를 '성소수자는 당신의 혐오를 이길 겁니다'라는 문구로 재탄생시키고, 철거된 자리에는 포스트잇으로 지지의 목소리를 남겼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전날 훼손된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를 재편집한 사진이 확산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국가인권위원회와 2020년 인권단체 공동협력사업으로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고 적힌 광고를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게시했다. 그러나 해당 광고는 누군가에 의해 찢겨 훼손됐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 누리꾼이 훼손된 광고 사진에 '성소수자는 당신의 혐오를 이길 겁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합성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이 사진을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 '차별금지법_제정하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공유하고 나섰다.
광고대행사에서 임시로 현수막을 철거한 자리에는 '포스트잇 인증샷'도 이어졌다. 시민들은 색색깔의 포스트잇으로 '성소수자'라고 적고, 해당 광고가 전달하려고 했던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다시 남겼다.
게시까지도 '험난'했던 혐오 반대 광고
무지개행동 측의 설명에 따르면 당초 해당 광고는 홍대입구역에 5월부터 한 달 동안 게시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는 성소수자 관련 광고는 의견 광고에 해당한다며 공사 외부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무지개행동에 게시 거부를 통보했다. 무지개행동은 이에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서울교통공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논란 끝에 지난달 14일 서울교통공사는 무지개행동이 요청한 광고 개시 재심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광고 개시 결정 허가 통보를 전달했다. 다만 광고 게시 위치는 2호선 신촌역으로 바뀌었다.
무지개행동 측은 훼손 건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이날 같은 자리에 광고를 다시 걸었다. 무지개행동은 논평을 통해 "공공장소에 광고도 걸지 말 것을 강제하는 이들의 폭력행위는 그 자체로 성소수자의 삶에 인권과 평등이 보장돼야 하는 시급한 이유를 보여준다"며 "우리는 이들의 작태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며 차별과 폭력에 맞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