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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장률 미국보다 나빴지만… 투자자들이 하반기 유럽을 더 좋게 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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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장률 미국보다 나빴지만… 투자자들이 하반기 유럽을 더 좋게 보는 이유

입력
2020.08.04 04: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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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12.1%로 미국 -9.5%보다 나빴지만
"코로나 잡은 유럽, 확산 지속 미국보다 유리" 전망

7월 27일 프랑스 파리 센 강가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휴가철을 거치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파리=AP 연합뉴스

7월 27일 프랑스 파리 센 강가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휴가철을 거치면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파리=AP 연합뉴스

최근 주요국들이 잇따라 공개한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이를 막기 위한 대규모 봉쇄(셧다운) 조치의 영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히 대대적인 봉쇄 조치를 펼친 유럽 국가들의 침체 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반기 증시와 경제 전망에서 미국보다 유럽이 나을 걸로 보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상반기 충격은 더했지만, 앞으로의 회복에서는 계속 코로나19 확산에 시달리는 미국보다 어느정도 확산세를 붙잡은 유럽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강력한 봉쇄' 유로존, 미국보다 큰 경제충격

3일 금융권과 외신에 따르면, 유로존의 2분기 성장률은 1분기 대비 -12.1%를 기록했다. 앞서 공개된 미국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연율로 -32.9%를 기록했는데, 이를 유럽의 성장률과 같은 기준으로 재환산하면 -9.5%에 해당한다.

대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은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다. 올해의 경우 특히 4~5월에 코로나19로 인한 충격과 이를 막기 위한 봉쇄 조치가 집중되면서 경제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 분기 기준 성장률의 급격한 추락을 유발했다.

특히 유럽의 성장률이 미국보다 낮게 나온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설명이 제기된다. 우선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규모와 신속성 면에서 유럽 국가를 능가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방역 조치의 강도다. 여타 유럽 국가들은 단기에 대대적인 봉쇄 정책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을 관리했지만 미국과 독일은 상대적으로 약한 봉쇄를 했고 그 결과로 성장률 충격을 완화했다.

영국 런던 코번트가든의 상점가에 있는 한 카페에 시민들이 앉아 있다. 앞에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아라'라는 표지가 보인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런던 코번트가든의 상점가에 있는 한 카페에 시민들이 앉아 있다. 앞에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아라'라는 표지가 보인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하반기는 달라... 코로나 방역이 투자 전망도 좌우"

하지만 당장 미국과 유럽의 앞날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은 공개된 성장률과는 정 반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지난달 유럽 주식에 대한 투자 태도를 '비중 확대'로 올리면서 '유럽의 공중보건 조치와 강화된 정책 대응'을 요인으로 꼽았다. 반대로 미국 주식에 대한 태도는 '중립'으로 내리면서 미중 갈등과 선거 위험 등에 더해 코로나19 재확산을 근거로 제시했다. 결국 코로나19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막았느냐에 따라 투자 태도가 갈린 셈이다.

비슷한 편차는 유럽 내부에서도 발견된다. 2분기에 -18.1% 역성장한 스페인은 다른 국가보다 충격이 컸는데,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경제 재개를 중단하거나 오히려 봉쇄를 강화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한 것을 근거로 유럽 내부는 물론 외부 가운데서도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적은 국가들과 인적 교류를 재개하고 교역 확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독일 베렌베르크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경제학자는 "유럽의 경제 심리 지표가 미국보다 빠르게 살아나면서 앞서가고 있다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낙관도 아직은 기대에 불과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스페인 외에도 영국과 독일 등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를 내비치며 봉쇄 조치를 재차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단독으로 방역에 성공한다고 해도 국제 교역이 둔화한 상황이라 경제가 예전 수준을 금방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금융그룹 ING는 "늘어난 실업과 파산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현재의 충격이 저점에서 느리게 회복하는 일반적인 경기침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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