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 7월 21일 통신위성인 ‘아나시스(ANASIS) 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0번째로 군 전용 위성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으며, 첨단기술의 각축장인 우주에서도 바야흐로 군사적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번 통신위성 발사로 우리 군은 한반도 전역을 지원하는 안정적인 통신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통신위성은 현대 군사작전 수행에 있어서 지휘·통제·통신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며, 표적을 식별하고 타격하는 주요 정보원이다. 과거 전사를 보아도 군사작전에서 통신의 중요성을 발견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는 독일군 전차부대의 무선통신이 전격전을 가능하게 했고, 이라크전에서는 미군이 이라크군의 지휘·통제·통신체계를 조기에 마비시킴으로써 군사적 승리를 달성할 수 있었다.
한편 최근 세계 각국은 우주를 선점하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통신, 정찰, 항법, 조기경보위성 등을 운용중이며, 작년 12월에는 우주군을 창설했다. 또한 올해는 국가 차원에서 국방우주전략을 수립하여 국방우주력 건설의 의지를 표명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감시정찰 위성을 운용하고 있으며, 대(對) 위성요격 미사일, 레이저 무기 등 위성 자산을 타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 개발과 함께 독자적인 ‘베이더우’ 위성항법 시스템까지 구축하고 있다. 일본 역시 정찰위성과 차세대 발사체, 자체 위성항법 등을 전력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군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군사강국임에도 불구하고 군 전용 정찰, 통신위성 등 우주 관련 예산은 전체 방위력개선비의 2.8%에 불과하며, 우주에서의 군사력은 주변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 군도 국방우주력에 관심을 갖고 우주에서의 군사 역량을 확보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공군은 최초 우주부대인 ‘우주작전대’를 창설하여 한반도 상공에 대한 우주 감시 능력을 확보했고, 국방부 차원에서는 군사위성의 3대 축인 통신·정찰·조기경보위성의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지난 7월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대용량의 고체형 우주 발사체를 우리 힘으로 직접 개발할 수 있게 되면서 국방우주력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현대전에서 우주와 인공위성 활용은 필수이며, 우주작전 수행능력은 다양한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또한 우주 관련 기술은 군사적 활용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파급효과를 동반한다. 우주선진국 정상들이 직접 나서 국방우주력 건설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지금,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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