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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강국 넘어 데이터강국으로 가려면

입력
2020.08.03 22: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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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보았을 스트라바(Strava)라는 앱이 있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경로와 속도가 스마트폰에 기록된다. 같은 길을 달린 내 과거 기록과 오늘의 기록, 그리고 다른 사람의 기록과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이 특히 애용된다. 전 세계 5,500만명 회원을 보유한 이 기업이 최근 이용자 데이터로 만든 서비스를 일부 유료화하면서 갑론을박이 있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고, 내가 차곡차곡 쌓은 운동기록으로 서비스를 만들어 놓고 정작 데이터를 제공한 사람들에게 돈을 받는 것이 합당하냐는 불만이다.

한편 8억명 넘게 쓴다는 동영상 틱톡(TikTok) 앱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의 개인정보가 중국에 유출될 수 있다며 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전망이다. 틱톡 앱은 개인의 전화번호, SNS 계정뿐만 아니라 주고받은 메시지, 검색기록, 위치, 결제정보 등 각종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를 중국 정부, 즉 공산당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우려다. 실제로 최근 인도는 주권, 방위, 안보, 공공질서를 침해했다면서 틱톡을 비롯해 중국이 만든 59개 앱 사용을 금지했다.

이처럼 우리는 개인의 데이터가 돈과 권력이 되고, 나아가 국가 간 분쟁도 일으키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 각종 서비스의 성능이 데이터의 양과 질에 좌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데이터는 과거 산업혁명의 화석연료와 같은 중요한 자원이다. 기술과 산업의 급격한 발전, 석유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패권국가들 간의 국제적 분쟁이 데이터라는 새로운 자원을 놓고 재현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모든 국가는 이를 보호하고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미 많은 나라들이 개인과 국가의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보호규칙, 데이터 거래소, 마이데이터 정책 등을 수립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데이터 패권 경쟁에서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해 EU 지역 외에 있는 기업이 EU 시민의 개인정보를 다룰 때 데이터의 해외 서버 이전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국외 이전 허용조건과 절차를 정했다. 우리나라도 당장 5일부터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서 마이데이터(Mydata) 시대가 열릴 것이다.

데이터 주권 확보와 개인정보 보호만큼이나 국가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로 데이터 독점이 있다. 과거에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독과점을 판단했다면 앞으로 데이터 점유율을 가지고 독과점 여부를 판단해야 할지 모른다. 경제적 자원으로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데이터의 독점은 경제적 자원의 독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개인이 생산한 데이터 대부분을 보유한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21세기판 반독점금지법(Sherman Act)이 필요할지 모른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기업만이 데이터를 독점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이 IT 강국을 넘어 데이터 강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인가? 아직은 반신반의다. 그 답은 ‘빅데이터 산업의 성장 촉진, 개인과 국가의 데이터 권리 보호, 공정한 데이터 경쟁 보장’, 삼박자 균형을 위한 정부의 고민에 달려있다.



김은주 한국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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