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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터지는데 5G 요금 내라고요?" 분통 터지는 '호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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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터지는데 5G 요금 내라고요?" 분통 터지는 '호갱들'

입력
2020.08.04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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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통신 가입자

5G 통신 가입자


직장인 박성훈(33)씨는 삼성전자 '갤럭시S20'을 구매하면서 8만9,000원짜리 5세대(G) 이동통신 요금제에 가입했다. 동영상 시청이 많기 때문에 최신 사양의 모델과 함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출퇴근 시간엔 5G가 아닌 4G인 롱텀에볼루션(LTE)만 연결된다. 그는 "4G 무제한 요금제보다 2만원 이상 비싼데 정작 주로 연결되는 것은 4G"라면서 "이럴 거면 4G 요금제로 가입 시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여전하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5G 상용서비스에 돌입한 이후 1년 반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5G 품질 논란은 아직도 뜨거운 감자다. 이 가운데 조만간 정부의 5G 품질 평가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주내 서울과 6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5G 품질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네트워크 상황이 좋지 않은 지역에선 아직도 LTE로 터지는 '반쪽짜리 5G' 서비스 성적표가 드러나는 셈이다.

5G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인 '오픈시그널'이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선 국내 5G 가입자들은 전체 접속 시간 중 15%만 5G 서비스를 쓰고 나머지는 LTE를 쓰고 있다. 같은 달 한국소비자연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상담(2,055건) 중 3분의 1이 품질 불량으로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단말기 구매 과정 또한 문제다. 대부분의 최신 스마트폰이 5G 전용 모델로 출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실제, 이동통신업계에서 지난해 4월, 5G 서비스 개통 이후 출시된 스마트폰 27종 가운데 13종이 5G 전용 단말기로 나왔다. 이 가운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 LG V50, LG 벨벳 등 고사양 모델은 모두 5G 단말기다. LTE로 출시된 제품들은 20만~50만원대 저사양 모델이다. 고사양의 스마트폰을 쓰고 싶은 가입자는 어쩔 수 없이 비싼 5G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는 셈이다. 5일 선보일 ‘갤럭시노트20’ 역시 해외에선 LTE 모델까지 출시되지만 국내에선 5G 전용 제품만 나올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제조사에선 "5G 전용 모델 역시 LTE 요금제에 가입해 쓰는 것이 전혀 문제 없다"고 말한다.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이동통신업계에서 LTE 요금제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동통신업체 전산에선 5G 단말기를 선택할 경우, LTE 요금제 선택은 불가능하도록 돼 있다.

이동통신업체에선 "정부 인가에 따른 것"이라며 책임을 돌린다. 이통3사는 5G 요금제에 대한 이용 약관을 정부로부터 인가 받는 과정에서 '5G 단말기 구매 시 6개월 간은 5G 요금제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과기부 관계자는 "5G 뿐 아니라 그 동안 3G, 4G 나왔을 때도 약관에 그런 내용을 포함시켜 왔다"며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다 해주면 5G 단말기로 2G, 3G에 가입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LTE 단말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가장 싼 5G 요금제가 5만5,000원으로 LTE보다 비싸지만 대신 데이터를 더 많이 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TE의 경우 2011년 7월 서비스 시작 후 9개월 만인 2012년 4월 전국망 구축이 완료됐다. 반면 이동통신업계는 앞으로 2년 후인 2022년에서야 5G 전국망을 구축하겠다고 정부에 밝힌 만큼 상황이 다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정부도 정책적으로 5G 가입자가 확대되는 것을 원하다 보니 정부의 이런 의지를 이통사가 이행하는 것처럼 포장하면서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며 "통신 품질이 원활할 때까지는 4G 가입을 허용해주는 등의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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