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찾아가 생활습관 유튜브 수업?
여성 장애인에게 맞춤 보조기구 지원?
뷰티 크리에이터 양성해 사회진출 도움?
어린이 뮤지컬? 공연으로 위생교육
지난 4월, 서울 강서구 염창중학교에서는 특별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됐다. 국어, 수학, 영어 같은 정규 교과목 대신 학생들이 유튜브 생방송을 보며 손 씻기, 양치질하기, 쓰레기 분리수거 같은 일상생활 속 습관에 대한 미션을 수행하고 댓글과 토론으로 소통하는 수업이었다. 학교 선생님이 아닌 직장인들이 나서서 학생들에게 향 마케팅, 브랜딩, 뷰티 전문가 등 교과서에 없는 새로운 직업 세계도 안내했다.
수업을 함께 한 염창중 교사 이은용 생활부장은 “자유학기 수업을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하니 학생들이 더 재미있게, 적극적으로 활동했다”며 “새로운 교육적 시도를 체험할 수 있어 교사로서도 만족도가 높은 수업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염창중에서 열린 수업은 LG생활건강이 기획한 ‘빌려 쓰는 지구스쿨 라이브 클래스’다. 이는 LG생활건강 직원들이 해마다 60여개 중학교에 직접 찾아가 일일 교사가 돼 친환경 생활습관과 새로운 진로탐색 교육을 제공해온 ‘빌려 쓰는 지구스쿨’ 프로그램을 실시간 온라인 방식으로 재설계한 것이다. 온라인 재설계에 참여한 임유진 서울과학기술대 초빙교수는 “온라인 쌍방향 소통으로 친밀감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공유하는 상호작용 학습은 학생들에게 오프라인 수업에 없었던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빌려 쓰는 지구스쿨은 지난 2015년 6월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자유학기제 협약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다. 비영리단체(NGO) '에코맘코리아'와 함께 머리 감기, 설거지, 세탁, 분리배출 등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습관들을 찾아내고,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새로운 진로와 직업을 탐색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 이후 LG생활건강은 일선 학교들의 원격 수업에 맞춰 이 프로그램을 온라인 기반으로 변화시켰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며 “자유학기 콘텐츠를 고심하고 있는 학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생활건강은 생활문화 기업이라는 특성을 살려 아동과 청소년, 여성들이 꿈을 실현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펴왔다. 일회성 기부를 지양하고 지원 대상을 명확히 선택해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 방식도 효과 분석에 근거해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결정한다. 올해부터 시작한 ‘여성 장애인 날개달기’ 역시 이 같은 절차를 거쳐 기획됐다.
여성 장애인 날개달기는 국내 처음으로 여성 장애인들에게 출산이나 육아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맞춤형 보조기기를 지원하는 활동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 거주하면서 사회활동을 하거나 자녀를 양육하는 지체 장애, 뇌병변 장애, 시각 장애 여성 25명을 선정해 1인당 500만원 이내의 보조기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보조기기 전문기관인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와 함께 여성 장애인 개인별 맞춤형 보조기기를 찾아 지원하면서 사용법 교육과 사후관리 서비스까지 진행한다. 예를 들어 사회활동 중인 여성 장애인에겐 차량 승·하차나 운전 보조기기, 기립형 휠체어, 컴퓨터 사용 보조기기 등을, 육아를 하는 경우엔 휠체어 결합 유모차, 높이 조절 싱크대, 자동 분유 제조기 등을 제공하는 식이다.
박헌영 LG생활건강 대외협력부문 전무는 “여성 장애인들이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많은 일들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작은 날개를 달아주고자 한다”며 “여성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시각을 해소하고 그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도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회 진출이나 미디어 창작을 꿈꾸는 여성들을 ‘뷰티 인플루언서’로 양성하는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은 LG생활건강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결혼과 출산,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6개월 동안 전문가 교육, 실무 교육, 대외 활동 등을 통해 자질과 역량을 키우고 진로를 모색하게 된다. 이후 LG생활건강은 우수한 크리에이터를 선정해 온라인 채널 성장을 지원하고, 영향력 있는 뷰티 인플루언서로 정착하도록 돕는 세부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1기 뷰티 크리에이터는 지난해 7월부터 LG생활건강의 편집숍 ‘네이처컬렉션’과 함께 계절별 화장품과 메이크업 방법 등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알리고 있다.
1기 참가자인 이소영씨는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를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표현했다. “취업에 계속 실패해 좌절하고 있었을 때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 모집 공고를 보고 도전했다”며 “자신감과 역량을 키운 덕분에 평소 좋아하던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앞으로도 사회 진출을 원하는 여성들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해당 프로그램의 확대 계획을 내비쳤다.
LG생활건강은 업계 처음으로 5~10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 뮤지컬을 만들기도 했다. ‘반짝반짝 페리오’라는 이름의 이 뮤지컬은 이 닦기를 싫어하는 주인공 ‘봄’이 중국과 프랑스, 멕시코 등 여러 나라의 축제를 다니며 이색 음식과 양치 문화를 접하고, 치약 요정 ‘리오’를 통해 올바른 양치 습관을 배우게 된다는 이야기다. 2017년부터 전국 주요 도시 유아교육기관과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총 87곳에서 1만2,700여명의 어린이가 반짝반짝 페리오 뮤지컬을 관람했다.
LG생활건강 측은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방법과 기침 예절,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기 같은 기본적인 위생 교육 내용을 한층 강화해 뮤지컬을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신청한 기관을 직접 찾아가 공연하는 ‘스페셜 스테이지’와 지역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하는 ‘플러스 스테이지’로 나눠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 모든 공연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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