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정종우ㆍ안종호 교수팀 연구 결과
청소년들의 이어폰 사용이 늘면서 난청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 가운데 청소년기에 양쪽 귀 모두 난청이 생기면 대화 도중 소리를 듣더라도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까지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청소년은 뇌가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평소 목소리를 크게 내거나 텔레비전 음량을 아주 크게 트는 등 난청 의심 증상이 있으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종우ㆍ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중ㆍ고교생 2,791명을 대상으로 난청 여부와 중추청각처리능력을 검사해보니 양측 난청이 있으면 중추청각처리능력이 정상 집단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자연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최근 실렸다.
중추청각처리능력은 귀로 들어온 청각신호가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소리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을 뜻한다.
정 교수팀은 청소년 난청 줄이기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의 중ㆍ고교 1학년생 2,791명을 대상으로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순음청력검사와 중추청각처리장애 선별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난청을 진단하기 위한 순음청력검사는 주파수별로 얼마나 작은 소리까지 들리는지 측정하는 검사다. 한쪽 귀에만 난청이 있으면 ‘편측 난청 집단’, 양쪽 귀 모두 난청이 있으면 ‘양측 난청 집단’, 두 귀 모두 정상이면 ‘정상 집단’으로 구분했다.
우선 난청이 있는 청소년은 242명으로 전체 8.7%였고, 정상 집단과 비교했을 때 성별 학력 가족소득 가족력 등 인구통계학적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중추청각처리장애를 선별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청각 능력에 대한 자가 설문 형태의 청각행동특성검사(KNISE-ABC), 피셔 청각행동문제 체크리스트(FAPC)를 시행했고, 두 가지 검사 결과를 종합 검토해 난청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청각행동특성 검사, 피셔 청각행동문제 체크리스트는 각각 35점, 110점 만점으로 각 검사 점수가 낮을수록 들은 소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다.
편측 난청집단의 검사 점수는 정상집단과 비교했을 때 0.03, 0.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양측 난청 집단은 정상 집단보다 1.5, 5.78점이나 낮았다.
안중호 교수는 “청소년이 귀가 먹먹한 느낌이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등의 난청 의심 증상을 호소한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할 것을 권장하고, 보청기나 인공와우이식 등 청각 재활을 통해 학습 환경을 잘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종우 교수는 “청각은 한 번 떨어지면 회복하지 못하므로 청력 손실의 큰 원인이 되는 이어폰 사용을 한 시간 연속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급적 최대 음량의 50%를 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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