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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의 야구수다] 조용한 독주로 반환점 돈 NC, 조바심이 최대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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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준의 야구수다] 조용한 독주로 반환점 돈 NC, 조바심이 최대의 적

입력
2020.08.03 07: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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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부분 팀이 72경기 이상을 치르며 2020 프로야구도 어느덧 반환점을 무사히 돌았다. 시작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마음이 앞선다. 게다가 프로야구 팬들의 뜨거운 열정에 비하면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장 수용인원의 10%의 관중을 모시게 된 부분은 그 무엇보다 큰 기쁨이었다. 그라운드 안의 선수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중반을 넘어 조금 지쳐 보였던 프로야구가 다시 기운을 얻고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어렵게 시작했고 모두의 희생과 노력으로 지금껏 잘 왔으니 또 나머지 반을 잘 채워 시즌 끝까지 잘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NC 선수들이 지난 31일 창원 두산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NC 선수들이 지난 31일 창원 두산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NC가 반환점을 돌고서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시즌 시작 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 없는 조용한 독주 체제다.

시즌 전 NC의 독주를 예상한 야구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NC는 강했고, 우승이란 단어에 가장 가까웠다. 역대 우승팀들이 대부분 그랬듯 선발 3인방이 뛰어났다. 새 외국인 투수 라이트의 시즌 초반 기세가 점점 수그러져 가는 추세이기는 해도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와 토종 에이스 구창모로 만들어진 ‘원투 펀치’의 위력은 역대 우승팀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루친스키와 구창모 두 투수가 올린 19승1패(승패 마진 +18)는 팀이 거두고 있는 45승2무23패, 승패 마진 +22의 80%가 넘는다. NC가 시즌 개막 이후 3연패 이상을 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 될 수 있었던 힘은 연패를 막아내고 연승을 이어가는 두 선발 에이스의 존재감 덕분이었다.

또 다른 우승팀 공식 중 하나는 좋은 포수의 존재다. 개인적으로 시즌 전 NC를 정규리그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뽑았다. 그 이유는 앞서 말한 선발 3명에 대한 기대감과 이들의 능력으로 최상의 결과를 함께 만들어 갈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에 대한 믿음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그 믿음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가 경기에 있고 없고에 따라 경기 내용에 차이가 크다는 말은 이제 굳이 전문가의 평을 듣지 않아도 쉽게 눈에 띈다. 그를 144경기 전 경기 출전시키지 않고 배려를 해주는 이동욱 NC 감독의 인내심이 부러울 정도다.

양의지는 새 외국인 타자 알테어 대신 4번 타자 몫도 맡았다. 타격이 불 같았던 지난 시즌만큼은 아니지만 그 책임감을 예년에 비교해 아주 빠른 타점 페이스(2018 77타점ㆍ2019 68타점ㆍ2020 70경기 현재 50타점)로 보여주고 있다.

중심 없는 팀은 기능하지 않는다. 위기에 흔들림이 크다. 그리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기 쉽지 않다. 양의지와 함께하는 또 하나의 중심은 바로 건강하게 돌아온 주포 나성범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목표가 뚜렷한 나성범은 하위타선에서 자리를 잡은 알테어와 함께 리그 최강의 홈런 타선을 이끌고 있다. 더 높은 목표를 위해 시즌 전 타격 동작을 대폭 수정하는 큰 도전이 나름의 성공을 거둔 것이다. 여기에 ‘1일1깡 신드롬’을 일으킨 강진성도 팀 내 포지션이 불분명했지만 이제는 2020시즌 최고 1루수 자리를 놓고 당당하게 겨룰 만큼 그 입지가 다져졌고, 영향력 또한 커졌다.

리그 최고를 다투는 박민우 이명기(때로는 권희동)의 테이블 세터와 나성범 양의지 박석민의 중심타선(때로는 강진성), 한방이 있는 강진성 알테어 노진혁의 하위타선으로 이뤄진 NC는 이닝이 언제든, 누구부터 공격이 시작하든, 관계없이 기회를 만들 수 있고 득점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방망이는 걱정이 없지만 NC의 가장 큰 고민은 불펜진이다. 선발이 내려간 이후 계산이 서지 않는다. 혹여 선발이 일찍 강판 되기라도 하면 사실 대책이 묘연하다. 마무리 원종현이 홀로 버티고 있을 뿐이다.

외부 트레이드를 통한 보강도 쉽지 않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내부적으로 판을 다시 짜는 방법이 있지만 시즌 중에는 매일매일 경기를 치르고 결과가 영향을 미치면서 이마저 쉽지 않다.

조용히 독주하고 있는 NC가 만약 1위에서 내려온다면 아마도 불펜 이유가 크겠지만 주변의 조바심이 넘치지 않는다면 지금의 팀 상황에서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2위권 팀들이 부상하는 기세는 조심스럽다. 특히 현역 메이저리거 타자 러셀이 합류한 키움의 기세는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정도로 무섭다. 선발과 불펜 모두 무너진 두산이 위를 바라보기보다는 밑을 견제하고 지켜내는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키움은 분명 1위 NC를 향하고 있다.

조용하지만 그 어느 시즌의 우승팀보다 완벽하게 독주하고 있는 NC가 남은 반 시즌을 어떻게 치러낼까. 우승 기회는 그리 자주 오지 않는다. 최상의 방어는 공격이라고 했다. 쉽지 않지만 쫓아 올라오는 밑을 보기보다는 더 높은 곳을 향해 공격적으로 나머지 시즌을 치르는 것도 하나의 지혜가 될 수 있겠다.

SBS 스포츠 해설위원

SBS 스포츠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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