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2연패…신인왕 경쟁 독주 체제
‘괴물 신인’ 유해란(19ㆍSK네트웍스)이 ‘루키 타이틀방어’에 성공했다. 루키 타이틀방어는 한국 여자프로골프 역사상 박세리(43), 김미현(42), 송보배(34)까지 단 3명만 보유하고 있던 진기록이다. 역대 72홀 대회 최저타 타이 기록까지 세운 유해란은 2020시즌 신인 가운데 가장 먼저 우승을 신고하면서, 신인왕 경쟁에서 독주 체제를 갖췄다.
유해란은 2일 제주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파72ㆍ6,395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 추천선수 자격으로 출전, 태풍 레키마 영향으로 2라운드까지의 성적을 합산해 우승자가 된 유해란은 루키 시즌인 올해 이 대회에서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키며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ㆍ전 라운드 선두)’ 우승을 거뒀다. 우승상금은 1억6,000만원을 쌓았다.
이날 유해란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기록,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전반 9개홀까지 퍼트 난조를 보이며 단 한 개의 버디만 기록했던 유해란은, 전반에만 3언더파를 친 이정은(24)에 한때 두 타 차 추격을 허용했지만 후반 들어 3언더파를 추가하며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2위 이정은에 3타 앞서 우승한 그가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23언더파는 2013년 김하늘(32)이 MBNㆍ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쓴 72홀 최저타 기록과 같다.
루키 시즌 타이틀방어는 그의 성장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성과다. 이는 1995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 프로 신분으로 같은 대회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김미현, 똑같이 1995년 아마추어-1996년 프로 신분으로 서울여자오픈서 우승한 박세리, 그리고 2003년 아마추어-2004년 프로 신분으로 한국여자오픈서 우승한 송보배까지 단 세 명만 일궈냈던 성과다.
실제 지난해 9월 KLPGA에 입회 3개월 만에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프로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유해란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될 성 부른 떡잎’으로 불렸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국가대표로 활동한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아마추어 시절 10개 넘는 트로피를 수집하며 주목을 받아왔다.
176㎝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를 무기로 가진 유해란은 프로 무대에 서면서 샷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무게를 뒀다. 이는 프로 무대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2년차 돌풍 △해외파 복귀 △시즌 축소까지 ‘신인 삼중고’가 겹친 이번 시즌 큰 기복 없이 시즌을 소화하며 루키 가운덴 유일하게 대상포인트와 상금랭킹에서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상 경쟁에서도 독주 체제를 갖췄다. 이 대회 전까지 신인상 포인트 785점으로 2위 조혜림(613점)에 크게 앞서 있던 유해란은 이날 우승으로 1,055점까지 끌어올려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상금과 대상포인트, 평균타수 등에서도 5위권 안팎으로 뛰어오르면서 쟁쟁한 경쟁력을 갖춘 언니들과의 타이틀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는 2라운드로 축소 돼 ‘행운의 우승’이란 시선이 많았다”며 “올해엔 최종라운드까지 우승을 해서 더 기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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