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대중 등 대형 사업장 1일부터 집단휴가
중ㆍ고는 대부분 중순이후 방학, 가족휴가어려워지역 관관업계는 '걱정' , 도심 상권은 '반짝 특수' 기대
강원도 유명 관광지 주말 풍경 '코로나19 이전' 회복
‘현대시’로 불리는 국내 최대 공업 도시 울산이 전에 없던 분위기의 ‘8월 휴가철’을 맞고 있다. 울산지역 대형사업장들이 지난 1일 일제히 휴가에 들어갔으나 상당수 초ㆍ중ㆍ고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짧아진 방학을 늦추면서 ‘가족 단위 원정 휴가’가 사실상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휴가 대목을 맞아 ‘대목’을 기대했던 관광업계는 우려를, 매년 여름 휴가철 텅 비다시피 했던 도심의 상가들은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휴가철 인구 3분 1 빠지던 ‘울산’ 올해는 예외?
2일 현대자동차 등에 따르면 울산 최대 사업장이자, 단일 자동차 생산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차 울산공장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집단휴가에 들어갔다. 자동차 제작시스템 특성상 일부 공정만 쉴 수 없어 공장 근로자 정직원 3만2,000명이 동시에 쉰다. 여기에 현대차에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 종사자 1만여명과 2, 3차 협력사 직원들까지 합하면 5만~6만명이 동시 휴가에 들어가는 셈이다. 또 울산 최대 사업장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 역시 1일부터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17일까지 총 17일간 장기 휴가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도 협력업체까지 합한 종사자 규모는 3만명으로, 두 업체의 직ㆍ간접 종사자는 10만명 수준으로 울산 인구의 10%에 이른다.
울산의 많은 가장, 부모들은 여는 때처럼 휴가를 맞았지만, 문제는 쉬지 않는 학교들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120곳 중 82곳이 8월 이전에 방학을 시작했으나 나머지 32곳은 이달 14일까지 순차적으로 방학에 들어간다. 중ㆍ고교는 대부분 8월 중순까지 기말고사를 쳐야 해 중학교는 64곳 중 48곳이 오는 12∼19일 방학에 들어간다. 고교는 58곳 모두 12∼21일 방학을 시작한다. 울산 부모들과 학생 자녀들의 ‘휴가’ 기간이 부조화를 이루면서 울산 지역의 경우 예년같이 ‘가족 단위 휴가’가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기업 집단휴가, 자녀 방학 ‘불일치’에 도심 상권 ‘특수기대’
초유의 여름 휴가 ‘미스매치’를 놓고 울산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가족이 한꺼번에 휴가를 떠나기가 쉽지 않아 가뜩이나 위축된 인근 지역 관광산업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고, 도심 지역 상가들은 반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울산 북구의 한 대형음식점 관계자는 “예년 휴가철에는 업소 문을 닫았는데 올해는 계속 열 계획"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실제, 작년까지만 해도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이 집단휴가에 들어가면 양 사가 위치한 북구와 동구 일대는 물론 도심인 남구와 중구 일대까지 도심이 텅 비다시피 했다.
반면, 진하ㆍ일산해수욕장 일대, 울산 인근의 여름철 관광지 주변 상가와 숙박업소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제주 등 국내 유명 여행지의 경우 항공료와 숙소 요금이 폭등, '방콕'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에 따른 것이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동해안 유명 관광지의 경우 '해외여행 실종'에 따른 반대 특수를 누리고 있으나, 근교 관광지의 경우 각 가정의 '휴가 불일치'로 오히려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지역 관광산업을 진작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 주말 풍경은 ‘코로나19 이전’
울산 인근 지역의 관광지에서는 아직 큰 변화가 감지되고 않고 있는 가운데, 울산과 수도권에서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강원 영동 지역에서는 이미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주말 풍경만 놓고 본다면 강릉, 속초 등 관광지 업소들의 주말 풍경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모습이다. 호텔, 외식 업체들의 매출은 이미 예년 수준을 회복했고, 장마가 물러가면 업계 전체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것으로 보인다.
속초 바닷가의 한 횟집은 지난달부터 장마 이전까지 주말 매출이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강릉 활어횟집과 춘천 막국수 등 지역 대표 먹거리 음식점 매출도 주말 상승하는 모양새다. 강릉 안목항과 춘천 의암호 등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곳에 자리한 커피숍들도 장마가 주춤할 때면 가족ㆍ연인 단위 관광객 유입으로 주말마다 만석 이룬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KTX와 ITX 등 고속철도 타고 당일치기 여행에 나선 관광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은 현재 예년의 60~70% 수준이지만, 장마가 끝나는 8월 중순쯤에나 피서 절정기를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일부 업소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등 준비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름휴가를 국내로 변경한 경우가 많아 휴가철 막판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오승환 웰컴투강릉 추진위원장은 “주말 매출이 개선돼 일부 숙박업소와 음식점들의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거리 두기 등으로 예년만큼 북적이지는 않겠지만 장마가 물러가면 관광객들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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