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에 이와테현 '코로나 청정' 깨졌다" 확진자 비방 몸살 앓는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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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이와테현 '코로나 청정' 깨졌다" 확진자 비방 몸살 앓는 日

입력
2020.08.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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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확진 0'이었던 이와테현 2명 감염 
항의 및 신원파악 시도 등 '자숙경찰' 횡포
이동 자제, 감시 등 주민부담 감소 관측도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일본 이와테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 2명이 나왔다는 소식이 속보로 전해졌다. 같은 날 전국에서 신규 감염이 1,264명 발생해 처음으로 하루 1,000명을 넘어섰음에도 이와테현이 주목 받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1월 16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6개월여 동안 전국 4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남아 있던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닷소 다쿠야(達增拓也) 이와테현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리오카시 거주 40대 남성과 미야코시 거주 30대 남성의 감염 사실을 발표하고 “지역주민들도 스스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역 내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만큼 향후 확산 방지 노력을 당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청정지역이란 이미지가 깨지면서 정작 ‘1호 확진자’를 겨냥한 중상과 비방이 잇따랐다. 그간 여행과 경제활동 등의 제약을 감수하면서 지켜온 청정지역 이미지를 깨뜨렸다는 불만을 확진자에게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긴급사태선언 이후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사적 제재를 가해 사회문제로 떠오른 ‘자숙경찰’ 횡포의 연장선상에 있는 행동이다.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지역 번호판을 달지 않은 차량의 범퍼를 파손하는 등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피로와 불안을 특정 대상을 향해 표출해왔다.

40대 남성이 근무하는 회사 측은 당일 밤 홈페이지에 해당 직원이 증상이 나타난 후 이틀간 출근했으나 고객과의 접촉은 없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회사 해명 이후 이틀간 100여건의 항의전화가 빗발쳤고 메일이나 회사를 방문해 항의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에 회사 홈페이지는 30일 밤부터 접속이 쇄도하면서 서버가 일시 중지되기도 했다. 회사 측은 확진자의 개인 정보 등을 알아내기 위한 시도라고 판단해 홈페이지 열람을 정지시켰다. 닷소 지사도 31일 기자회견에서 “비방은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며 확진자에 대한 중상과 비방 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부작용이 있는 한편으로 첫 확진자 발생에 따른 안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간 확진자 0명 기록을 지키기 위해 외부 이동 자제 등을 감내해 온 주민들의 암묵적 부담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이와테현 외 지역을 다녀온 이들에 대한 따가운 감시의 시선도 다소 누그러질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乙武洋匡)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와테현 첫 확진자라고 말하지만 정확히는 ‘이와테현에서 최초로 감염이 확인된 사람’”이라며 “이전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거나 자각하지 못한 감염자가 시중에 돌아다녔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제대로 검사를 받으신 분들의 용기가 보다 평가되어야 한다”면서 확진자들의 입장을 옹호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확진자를 비난하지 말라” “이와테현은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고 생각한다” 등의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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