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산억제제인 PPI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중증 위험도를 79%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위산 억제제인 PPI(Proton Pump Inhibitorㆍ프로톤 펌프 억제제)를 복용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중증 위험도가 79%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주영ㆍ유인경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연동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승원 세종대 데이터사이언스학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내과 분야 세계 최고 권위 의학저널 ‘거트(Gut)’ 최신호에 실렸다.
PPI는 위벽에 있는 양성자펌프를 불활성화해 위산 분비를 막는 치료제다.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 등 소화기 질환에 가장 많이 사용한다.
연구팀은 2020년 1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18세 이상 13만2,316명을 대상으로 △최근 1개월 이내 PPI 사용 환자군(1만4,163명) △과거 PPI 사용 환자군(6,242명) △PPI 비사용 일반인 대조군(11만1,911명)의 코로나19 중증 악화 위험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PPI 복용이 코로나 감염을 늘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환자군(4,785명)을 분석한 결과, 최근 1개월 이내 PPI 사용 환자군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환자실 입원, 인공호흡기 사용, 사망 등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일반인보다 79% 정도 높았다. 반면 과거 PPI 사용 환자군은 코로나19 감염 때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았다.
조 교수는 “위산이 우리 몸에서 소화와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는데, PPI가 위장관 내 위산을 억제함으로써 인체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한 PPI가 심장ㆍ폐ㆍ위장관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침투와 관련 있는 세포막 단백질인 ACE2의 과잉 발현과 연관돼 중증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성 궤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코로나19 감염 시 치료를 받을 때 이전 사용 약물을 반드시 살펴보고 더욱 각별히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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