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브랜드의 첫 번째 전기차, I-페이스와 함께 서울을 떠나 강원도를 찾았다.
그 동안 전기차라고 한다면 제 아무리 주행 거리가 넉넉한 편이라 하더라도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서울 혹은 수도권 밖으로 벗어난 일이 많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꽤나 도전적인 선택이었다. 그렇게 강원도를 찾은 재규어 I-페이스와 업무를 모두 마치고, 다시 서울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서울로 복귀하는 아침, 우연히 주변 지도를 살펴보다 어릴적 지내던 강원도 양구 지역의 몇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DMZ를 앞세운 공간, ‘DMZ 자생식물원’이 그 주인공이었다. 호기심에 잠시 들리기로 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재규어 I-페이스와 함께 방문한 ‘DMZ 자생식물원’은 어떤 모습일까?
식물원을 향해 달리는 I-페이스
DMZ 자생식물원은 사실 기본적으로 ‘생물다양성’을 연구하고 생물자원을 수집, 보전하는 연구시설이다. 다만 그 초입에 둘레길인 오유밭길과 산책로, 그리고 각종 전시공간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곳으로 ‘관람’의 가치도 충분한 장소다.
목적지를 DMZ 자생식물원으로 설정하고 곧바로 I-페이스의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아 주행을 시작했다. 전륜과 후륜, 각각의 전기모터로 400마력에 이르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I-페이스는 강원도의 산길, 그리고 DMZ 자생식물원 인근의 도로까지 그 어떤 존재보다 빠르고 강인하고, 그리고 민첩하게 이끌어 주행의 가치를 높였다.
특히 재규어 I-페이스는 I-페이스 이전에 데뷔했던 전기차와 달리 ‘주행의 감성’에 있어서도 여느 내연기관 차량들에 뒤지지 않는 수준을 제시하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돋보였다. 그리고 최근에야 이와 비슷한 EQC, 혹은 e-트론 등이 데뷔한 상태일 것이다.
어쨌든 굽이치는 산길 속에서 I-페이스는 매력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우수한 출력의 전개와 함께 차량의 기본기도 돋보인다. 단순히 발진 가속, 추월 가속 등의 상황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조향에 대한 피드백, 그리고 이러한 피드백 이후 전개되는 탄탄하고 일체감이 돋보이는 움직임은 매력 그 자체였다.
전기차에 대한 의문
다만 의구심은 있다.
사실 대중들은 모두 전기차가 친환경적이고, 내연기관을 대체는 훌륭한 컨셉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적거나 없을지 몰라도 막상 전기를 만드는 과정, 그리고 전기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과연 ‘환경파괴’에 자유로울까?
참고로 정답은 ‘아니다’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모두 인지하고 있어 각 전기차 제조사들은 조금이라도 환경 친화적인 차량 제조 솔루션을 고민하고 있다.
자연 속에 자리한 DMZ 자생식물원
그렇게 한참을 달려 DMZ 자생식물원에 닿을 수 있었다.
참고로 DMZ는 한반도의 동서를 잇는 국토생태네트워크의 핵심벨트로 분단 이후 50여 년간 민간인의 접근이 통제, 제한되어 왔기 때문에 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자연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 자연은 물론 문화재 부분도 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양구 지역의 경우에는 험준한 산세 아래 자연경관이 우수하고 생물다양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주요 희귀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인정을 받고 있고 경제적?학술적 가치에 있어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기에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DMZ 및 인접지역의 생물상은 식물 2,237종, 어류 106종, 양서?파충류 29종, 조류 201종, 포유류 52종을 차지한다고. 이에 따라 국립수목원은 이러한 DMZ의 다양한 식물자원 중 특히, 북방계 지역의 식물자원을 수집·보전하고, 통일 후 북한지역의 산림생태계를 복원, 연구, 보존 등을 위해 DMZ 자생식물원을 조성한 것이다.
이러한 기조 아래 DMZ 자생식물원은 북방계식물 중 고산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 식물을 보전하기 위한 ‘고산식물원’과 DMZ지역의 식물을 수집?보전하는 ‘DMZ보전원’, DMZ 서부평야지역의 습지, 임진강, 한강의 저층습지를 보전하기 위한 ‘저층습지원’, 대암산 용늪 등을 보전하기 위한 ‘고층습지원’, DMZ의 모습과 전쟁의 흔적 등을 전시하는 ‘DMZ기억의 숲’ 등으로 조성되었다.
다만 이번 방문에서는 내부의 연구, 전시시설 대신 그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
꼭 연구를, 그리고 대단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DMZ 자생식물원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도로 바로 옆에 자리한 식물원으로 쾌적하고 깔끔한, 그리고 그 동안 쉽게 볼 수 없는 생물등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DMZ 자생식물원 측에서도 단순한 관람객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DMZ 자생식물원의 이름을 새긴 거대한 비석 뒤로 이어진 목재 데크는 관람객들에게 쾌적한 산책의 기분을 제시하기 충분했다.
여기에 학사모 바위 등 또 별도의 볼거리가 함께 마련되어 있는 점 역시 빠지지 않는 매력 포인트라 느껴졌다. 학사모 바위의 경우 ‘모자 상판’ 부분의 두께가 너무 큰 편이라 막상 실제로 보면 학사모와는 조금 거리가 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오유밭길을 만나다
DMZ 자생식물원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길게 이어지는 오유밭길이다.
21.1km에 이르는 긴 거리의 둘레길이 DMZ 자생식물원에 자리한다. 실제 오유밭길 총비에 세워진 오유밭길의 안내도에도 무려 5시간 50분에 이르는 시간이 걸린다고 써놓을 정도로 긴 둘레길이었다.
실제 DMZ 자생식물원에 도착할 때에도 이미 열 명 정도의 일행이 오유밭길의 산책을 시작하는 모습이었는데, 무더위로 꽤나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좀 무서운,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바로 오유밭길 도중에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는 것이다. 군 부대에서 설치한 경고문인데, 군사지역이니 방문 및 산책 시의 유의해야 하는 부분과 각 절차 등이 함께 새겨져 있었다.
참고로 이 부분은 방문 시 꼭 숙지하길 바란다.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DMZ 자생식물원
DMZ 자생식물원은 조금 독특한 공간이다. 사실 강원도는 그 자체로도 자연경관이나 생물자원이풍부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이런 장소가 필요한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또 그만큼 생물자원이 소중하다는 것, DMZ가 그렇게 미지의 공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반대로 그 동안 발전과 성장에 치우쳤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조금 더 높은 영역의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같았다. 그렇게 소중하고 의미 있는 공간이 DMZ 자생식물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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