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ㅏㅇ려0ㅔ요' 장난으로 보인 문자 신고 소방관 기지로 생명 구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ㅏㅇ려0ㅔ요' 장난으로 보인 문자 신고 소방관 기지로 생명 구해

입력
2020.07.31 15:27
수정
2020.07.31 16:49
0 0

신고지 역추적... 호흡곤란·경련 일으킨 신고자 구조

강원소방 119종합상황실 김웅종 소방장.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소방 119종합상황실 김웅종 소방장.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ㅅ00ㅏㄹ0ㅕ줴0애요0', 'ㅏ0사ㅏㅇ려0ㅔ요"

소방관의 경험과 기지가 생사기로에 놓인 응급환자를 무사히 구조했다.

지난 19일 오전 강원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로 내용을 알아보기 힘든 문자메시지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접수한 김웅종(41) 소방장은 맞춤법이 맞지 않는 문자메시지가 들어오자 처음에는 오인 신고로 의심했다.

문자메시지 신고의 경우 가끔 휴대전화 버튼을 잘못 눌러 알아보기 힘든 메시지가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1분 뒤에는 "ㅏ0사ㅏㅇ려0ㅔ요", 이어 7분이 지난 뒤 특정 지명으로 보이는 두 글자와 함께 세 자리 숫자를 적은 문자를 보내왔다.

장난신고처럼 보였지만 김 소방장은 오랜 경험상 실제 신고임을 확신했다.

두 번째 메시지는 "살려주세요"라는 의미이고, 신고자가 전화를 받지 못할 만큼 긴급 상황이며, 마지막 메시지가 주소라고 판단한 김 소방장은 신고자 위치를 역추적했다.

메시지가 오기 전 같은 번호로 무응답 전화가 걸려온 기록도 찾아냈다. 기지국 정보로 신고지를 찾아낸 그는 구급대를 출동시키고 경찰에 공조를 요청했다.

A씨 집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문이 닫혀 있자 창문으로 확인한 결과, 방문 앞에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집 안에 진입한 대원들은 호흡곤란과 경련 증상을 보인 A씨에게 경추보호대를 착용시키고 산소투여 처치를 하는 등 안정시켰다. 이어 구급차 안에서 의식을 계속 확인하며 65㎞ 떨어진 병원으로 옮겼다.

구급대원들의 노력으로 A씨는 병원 도착 전 의식과 호흡이 돌아와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김 소방장은 "실수로 신고하는 경우 '잘못 보냈다'고 알려오는데 전화도 받지 않아서 말 못 할 상황에 부닥쳤거나 범죄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선을 다해 환자를 살려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강원소방본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119 다매체 신고 서비스'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119 다매체 신고 서비스란 음성통화가 곤란한 상황에서 문자신고, 터치만으로 빠르고 정확한 위치추적이 가능한 앱 신고, 청각장애인이나 외국인에게 유용한 영상통화 신고를 의미한다.


이준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