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인증 지연되며 아반떼 2종 이달 출시 계획 무산?
신차 9종 앞세워 하반기 실적 만회 전략에도 차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올해 하반기에도 국내 자동차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대표 자동차 제조회사인 현대·기아차는 신규 모델 출시의 필수 선행 절차인 '환경 인증'이 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되고 이로 인해 생산 계획 전반이 엉키면서 하반기 '신차 효과'를 앞세워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려던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3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신차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은 늦어도 지난달엔 마무리하려던 환경 당국의 배출가스 인증을 지난 29일에야 완료했다. 현대차는 다음달 초 울산3공장 라인을 보강해 생산에 돌입하기로 했지만, 2분기 중 환경 인증을 획득하고 이달 제품을 출시하려던 회사의 당초 계획은 이미 어그러졌다.
현대차가 '고성능 모델 대중화'의 기치를 걸고 처음 선보이는 '아반떼 N라인' 역시 환경 인증 지연으로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이 모델은 1.6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204마력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현대차는 원래 이달 말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N라인을 시장에 동시 출격시키려 했지만, 일정 차질 탓에 N라인은 여태 생산 계획도 확정하지 못했다.
현대차 신차의 인증 절차가 줄줄이 지연되는 건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배출가스 및 연비 인증을 담당하는 환경부 산하 기관(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직원들이 지난 2~4월 코로나 탓에 정상근무를 하지 못한 데다가, 예년보다 가짓수가 많은 국내외 신차들이 코로나19 여파로 한꺼번에 인증을 신청하게 되면서 업무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 총 9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마수걸이 모델인 아벤떼 하이브리드와 아반떼 N라인부터 출시가 늦어지면서 4세대 '올뉴 투싼', 4세대 '올뉴 스포티지', 스팅어 페이스리프트, 제네시스 G70 페이스리프트 등 다른 신규 모델 출시도 줄줄이 미뤄질 판이다. 특히 연말에 선보일 예정이던 제네시스의 두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70'은 내년으로 출시를 연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해외 출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7~8월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했던 제네시스 GV80, G80 등은 9월 이후로 출시 일정을 늦췄다. 미국에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탓에 현지 판매시장 정상화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신차 판매가 차질을 빚으면서, 다양한 신차 라인업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노리던 현대·기아차의 하반기 경영 전략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앞서 양사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73조1,141억원, 영업이익은 35.9% 줄어든 2조437억원에 그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서 상반기에는 생산 차질, 하반기에는 신차 출시 지연이라는 악재를 겪고 있다"며 "다만 신차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8월 이후 전사적 차원에서 생산 및 판매에 총력을 기울여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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