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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S]는 ‘Behind The Song’의 약자로, 국내외 가요계의 깊숙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드립니다.
'미스터트롯'이 종영한 지도 어느덧 4개월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미스터트롯'은 '열풍'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뜨거운 인기의 중심에 서 있다. 이 같은 인기의 저변에는 다른 팬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충성도를 자랑하는 열혈 팬덤이 있다. 과연, '미스터트롯' 팬덤이 프로그램 종영 이후에도 이토록 오랜 시간 식지 않고 굳건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TV CHOSUN '미스터트롯'은 방송 당시에도 그야말로 '초대박' 흥행에 성공하며 뜨거운 인기를 견인했다. 당초 1회 시청률 12.5%에서 출발했던 프로그램이 마지막 방송 35.7%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결승전 당시 대국민 문자투표 폭주로 최종 발표가 보류된 초유의 사태만 봐도 이들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쉽게 체감할 수 있다.
뜨거운 화제 속 '톱7'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를 배출한 '미스터트롯'의 인기는 종영 이후에도 이어졌다. 톱7 가운데 김호중을 제외한 6명이 뉴에라 프로젝트에 소속돼 마치 한 그룹처럼 움직이면서 이들이 창출해 내는 시너지가 더욱 커진 덕분이었다.
팬덤 역시 종영 이후에도 똘똘 뭉쳐 활발한 활동을 이어 나가는 톱7을 향해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이로 인한 긍정적 효과 역시 다수 발생했다. 그 동안 다소 외면 받아 왔던 트로트 장르가 가요계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부흥기를 누리게 됐으며, '미스터트롯' 톱7에 등극하기 전 오랜 무명기를 겪어왔던 실력파 가수들 역시 재조명 되며 '가수 인생 제 2막'을 열었다. 또 두터운 팬덤을 기반으로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톱7을 향해 이어지는 각 분야의 러브콜 속 이들을 활용해 다양한 부가 가치를 창출하며 얻는 효과까지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부정적 이면 역시 존재했다. 최근 연이어 대두됐던 '임영웅ㆍ이찬원 홀대설'을 비롯해 김호중의 군 입대 및 매니저 논란 등을 둘러싼 논란 속 일부 팬들의 공격적 맞대응 등 과도한 '스타 사랑'이 불러온 이슈들이 가장 대표적인 예였다. 또한 뜨거운 트로트 열풍 속 '너도나도' 식 트로트 코인의 무분별한 탑승이 이어지며 대중의 피로도가 상승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스터트롯' 팬덤을 주목할 만한 이유는 이처럼 프로그램을 통해 형성된 팬덤이 종영 이후 오랜 시간 한결같은 응집력과 파급력, 스타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라는 점 때문이다.
종영 이후에도 공고한 팬덤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단연 톱7을 중심으로 한 자체 예능의 지속적 생산이었다. '미스터트롯' 종영 이후 곧바로 편성됐던 '미스터트롯의 맛'을 시작으로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 등을 통해 팬덤의 니즈를 끊임없이 충족시켰고, 이는 팬덤 이탈을 방지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로트라는 장르의 특성상 팬덤의 주된 연령층이 중장년층이라는 점 역시 짚고 넘어갈 만 하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비교적 팬덤 이탈률이 높은 어린 연령대의 팬덤에 비해, 중장년층의 경우 팬덤 이탈 가능성이 크게 높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미스터트롯'의 특성이 더해지며 팬덤의 심리적 결속력과 충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른바 '육성팬덤'이라고 불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팬덤의 경우, 멤버 혹은 그룹의 탄생에 본인이 참여했다는 생각 때문에 충성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이 외에도 트로트라는 장르를 메인 스트림으로 가져온 것에 대한 보상 욕구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스터트롯'을 향한 팬덤의 식지 않는 애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TV CHOSUN은 '미스트롯2' 첫 예심 오디션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새 시즌 제작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아이돌 팬덤'을 넘어 '트로트 팬덤'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제시한 이들이 '미스트롯2' 등 새 시즌을 거듭하며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지 궁금증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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