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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가 삼킨 현금…부의금 받아 세탁기 돌렸다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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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가 삼킨 현금…부의금 받아 세탁기 돌렸다 낭패

입력
2020.07.31 13:00
수정
2020.07.31 15:4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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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하려" 전자레인지·세탁기에 돌려?
"상당액은 교환 불가능"
상반기 손상으로 버려진 화폐 2조7000억원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 훼손된 은행권. 한국은행 제공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 훼손된 은행권. 한국은행 제공


세탁기에 넣고 돌려 훼손된 은행권. 한국은행 제공

세탁기에 넣고 돌려 훼손된 은행권. 한국은행 제공

올해 상반기 중 불에 타거나 찢어진 손상화폐가 5만원권이 발행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이후 감염병이 지폐를 통해 번진다는 소문이 돌자, 이를 소독하겠다고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세탁기에 넣는 등의 조치를 하다가 훼손된 화폐를 교환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1일 "올해 상반기 중 손상으로 인해 폐기된 은행권(지폐)과 주화(동전)가 총 34억5,700만장에 이른다"고 밝혔다. 액면가로는 2조6,923억원에 해당한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하면 약 50만장이 늘었다. 지폐는 약 33억400만장(2조6,910억원)이 폐기됐으며 만원권 손상이 22억6,600만장으로 전체 폐기 지폐의 68.6%에 해당했다. 동전은 1억5,300만개(13억원)가 폐기됐는데 10원짜리 동전이 780만개로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의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된 손상화폐는 2만3,600만장(60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은 동전 교환이고, 지폐는 9만4,300장이 교환됐다.

이를 손상 사유별로 나눠 보면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 보관으로 인한 경우가 4만2,200장, 화재로 인한 경우가 3만7,900장, 세탁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 사례가 1만4,300장이었다.

실제 손상 사례를 보면, 인천에 사는 김모씨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보관 중인 지폐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시켰다. 하지만 전자레인지에 넣은 화폐에는 불이 붙어 훼손됐고, 결국 김모씨는 일부 금액을 손해 보고 524만원을 교환했다.

안산에 사는 엄모씨는 코로나19 불안 때문에 부의금으로 들어온 자금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 그 결과 2,292만원에 이르는 화폐가 훼손돼 교환할 수밖에 없었다. 엄씨 역시 전액 교환에는 실패했다.

한은은 통상 손상된 지폐를 남아 있는 면적에 따라 교환하고 있는데, 4분의 3이 남으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이보다 적으면 반액을 새 돈으로 교환한다. 잔여 면적이 5분의2 미만인 경우에는 교환이 불가능하다. 손상된 동전은 전액 교환이 원칙이지만 알아볼 수 있고 진위를 판별하는 것이 가능해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전자레인지에서 발생한 마이크로파가 은행권에 부착된 위조방지장치 등에 영향을 미쳐 발화하면서 화폐교환 창구에서 손상된 은행권을 교환하는 사례가 나타났다”며 “은행권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시킬 경우 바이러스 소독 효과가 불분명하고 화재 위험만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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