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콘서트가 벌써 네 번째 잠정 연기 사태에 직면했다. 심지어 이번에는 공연을 단 이틀 앞둔 상황에서 송파구청의 대규모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며 제작사는 물론, 관객들까지 일대 혼선이 야기되기도 했다. 제작사가 공연 일정 일부 잠정 연기를 거듭하는 가운데, 지난 30일 송파구청이 대규모 집합금지 명령을 완화하며 '미스터트롯' 콘서트 재개를 두고 다시 협의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직까지 개최 여부를 확신하기엔 이르다.
당초 지난 4월 개최 예정이었던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월 말로 한 차례 연기 된 바 있다. 하지만 5월에도 공연은 개최되지 못했다. 계속된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5월에서 6월로, 6월에서 지난 24일로 두 차례 추가 연기한 탓이었다. 계속되는 일정 연기 속 콘서트 제작사 쇼플레이 측은 좌석간 거리두기 등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오는 24일부터 공연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공연을 단 이틀 앞둔 지난 22일 공연이 개최 예정이던 송파구 올림픽공원의 관할구청인 송파구청에서 대규모 공연 집합금지 행정명령 공고를 내리면서 공연은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갑작스러운 행정명령에 제작사는 물론 관람을 앞두고 있던 관객들까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긴급 회의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난 24~26일 총 5회차 공연이 잠정 연기됐고, 이어 31일부터 2일까지 총 10회차 공연이 잠정 연기 공지됐다.
공연을 코 앞에 두고 갑작스레 내려진 행정 명령 통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제작사에게로 돌아갔다. 제작사 쇼플레이 측은 "총 방역 비용으로만 10억이 넘는 금액을 투입했지만, 공연 3일 전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며 "리허설을 하루 앞둔 상태에서 통보를 맏고 출연자와 수백여 명의 전 스태프들이 넋을 잃었다. 영세한 공연기획사가 감당해야 할 공연 제작비 수십 억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토로했다.
정부와 지자체, 공연장의 명확한 지침 부재로 인한 제작사의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현재 쇼플레이 뿐만 아니라 콘서트를 준비 중이던 제작사와 관련 업체들은 계속되는 연기와 취소 속 부도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25일 개최 예정이었던 그룹 태사자의 콘서트 역시 관할 구청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인해 공연 하루 전 취소되는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당초 지난 4월 서울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개최 예정이던 '2020 태사자 콘서트 THE RETURN'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5~26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로 일정과 장소를 전면 변경했지만, 결국 공연은 개최되지 못했다. 광진구청 측은 조건부 집합금지 명령 해체를 통해 관객 없이 콘서트를 개최, 영상으로 해당 공연을 남기는 것을 허가했지만 이로 인해 제작사는 공연을 예매했던 모든 관객들에게 티켓 금액 전액을 환불해야 했다. 추후 DVD 판매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금전적 피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속되는 코로나19 시국 속 일관성 없는 공연 관련 정책에 제작사를 비롯한 업체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지난 27일 쇼플레이 측은 송파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명확한 지침의 부재 속 수많은 업체들이 부도 위기에 몰려 있으니, 일관성 있는 최소한의 지침을 마련해 달라'는 요지로 제기된 해당 행정소송은 같은 날 기각됐다.
이 가운데 지난 30일 송파구청은 집합금지 명령을 일부 완화하고 집합 제한 명령을 새롭게 발령했다. 강화된 방역 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공연 재개가 가능하다는 조건이다. 이에 31일 콘서트 제작사 측은 공단 측과 공연 재개를 협의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공연 재개 여부를 장담하기는 이르며, 총 네 번에 걸쳐 공연이 취소되며 입은 막대한 피해는 결국 제작사의 몫이라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여전히 '미스터트롯' 공연을 둘러싼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다. 공연은 개최될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제 또 갑작스러운 행정 명령으로 인해 공연을 중단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 속 불안감을 떨치긴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코로나19 관련 공연 지침 속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이 비단 '미스터트롯' 관련 스태프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동안 코로나19 확산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연 업계의 연쇄적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중구난방식 정책을 일관성 있게 재확립할 필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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