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의 반(反)독점 청문회는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정보기술(IT) ‘빅 4’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꺼번에 증인으로 나온 것 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네 기업의 자산을 합치면 5조달러, 우리 돈 6,000조원에 육박한다. 아울러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실시간 세계 자산가 순위에 따르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1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4위에 올라 있다.
이날 청문회는 하원 법사위가 1년 가까이 시장 독점과 권력 남용 여부를 조사한 후 내놓은 결과물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였기 때문인지 의원들은 세계 최고 갑부들에게 전혀 기죽지 않고 증언이 끝나기도 전에 말을 가로채며 차갑게 몰아붙였다. 의회 청문회에 첫 출석한 베이조스는 “예, 아니오”로 답하라는 의원들의 추궁에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다. 베이조스는 모두 발언을 통해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아마존 창업 초기의 시련 등 역경을 딛고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한 성공 스토리를 부각시켰지만, 의원들의 송곳 공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1조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 청문회에 빠진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MS는 1990년대 독점 이슈의 ‘전형적 문제아’였지만, 오늘날 워싱턴에선 책임감 있는 선배 기업으로 대접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청문회는 22년 전 MS의 빌 게이츠가 청문회에 출석한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진단했다. NYT는 과거 MS는 컴퓨터 시장 독점으로 도마에 올랐으나 요즘 거대 IT 기업들은 상업적 측면뿐 아니라 대중 여론과 정치에도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청문회 출석 대상에 포함이 안된 트위터가 공화당 의원들의 집중 성토를 받은 것도 이목을 끌었다. 트위터는 자산 규모 290억달러로 빅 4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이다. 짐 조던 공화당 의원은 “트위터가 보수 의견을 검열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면서 “청문회에 트위터 CEO를 부르려 했으나 민주당이 막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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