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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소설 쓰시네” 거친 입에 소설가협회까지 반발

입력
2020.07.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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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쓴다' 자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관용어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소설 쓰시네” 발언에 대해 소설가협회까지 입장을 내며 공방전에 뛰어들었다.

소설가 이익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는 30일 ‘법무부 장관에게 공개 해명 요청 성명서’를 내고 “한 나라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하는 현실 앞에서 이 땅에서 문학을 융성시키는 일은 참 험난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가 지적한 추 장관의 발언은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 발탁이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 수사를 뭉갠 대가가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하자 추 장관이 “소설을 쓰시네요. 질문도 질문 같은 걸 하세요”라고 대꾸한 것.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즉각 “국회의원들이 소설가입니까”라고 발끈했고, 회의는 야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결국 파행했다.

소설가협회는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라는 걸 상대방(독자)이 이미 알고 있으며, 이런 독자에게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믿게끔 창작해 낸 예술 작품”이라며 “소설이 무엇인지 알면서 그런 말을 했다면 더 나쁘고, 모르고 했다면 앞으로 법무부 장관이 하는 말을 어떻게 신뢰해야 할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아무렇지도 않게 소설을 ‘거짓말’에 빗대어 폄훼할 수 있는가”라며 이는 "어려운 창작 여건에서도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들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와 다름없다”면서 소설가들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청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소설(을) 쓰다' 관용구에 대한 풀이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소설(을) 쓰다' 관용구에 대한 풀이


추 장관의 '거친 입'이 도마에 오른 것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2일과 24일 대정부 질문에서도 “논리적으로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질문을 해야지”, “질의에는 금도가 있다”고 맞받아치는 등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여왔다. 장제원, 전주혜 의원 등 통합당 법사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추 장관의 발언을 규탄했다.

추 장관의 거친 입과는 별개로, 관용구로 흔히 쓰이는 “소설 쓰다”라는 발언에 소설가협회까지 공식 입장을 내면서 공방의 양상이 우습게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설(을) 쓰다’는 “지어내어 말하거나 거짓말을 하다”라는 뜻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공식 관용구다.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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